“나 영부인 비서실장인데”…채용 미끼 설날 떡값 요구
[KBS 대구] [앵커]
자신을 영부인 비서실장으로 사칭하며경경호팀장으로 채용시켜주겠다고 속인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설을 앞두고 대통령실 직원 수십여 명에게 줄 명절 떡값 경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남성에게 사복 경찰들이 다가갑니다.
50대 A씨가 영부인 경호팀에 채용시켜주겠다며, B씨에게 현금 천 5백만 원을 받기로 한 자리였습니다.
[현장 출동 경찰 : "(경찰서)가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A씨가 돈을 요구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B씨가 신고해 현장에서 체포된 겁니다.
B씨는 얼마 전 지인을 통해 영부인 비서실장이라고 주장하는 '황 실장' A씨를 알게 됐습니다.
황 실장은 이후 전화를 걸어 "영부인 경호팀장을 특별 채용하고 있다"며, 3월부터 5급 비서관으로 일하도록 해주겠다고 속였습니다.
[B씨/음성변조 :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수도 있는데. 저도 제가 하는 사업이 있고. 직책들이 있다 보니까 다 포기를 하고 가야 되는데 한번 고민해보겠다."]
황 실장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명절 떡값'을 줘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영부인 명절 선물을 전달하러 대구에 가는 날 받을 수 있게 현금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관저에 직원들 다 합해서 50명 돼. 설 명절 있고 해서. 천 5백만 원 정도를 동생이 구해서 보태주기로 했다.(영부인이) 고마워서 어떡하죠, (하더라고.)"]
또, 정부 부처에 사무용 가구 교체 조달을 알선하겠다며,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업체 사무용 가구 (교체) 있잖아. 뒤로 현금 받아서 경비 식으로 사용하게 되거든. 여사님이 그런 식으로 끊어줘."]
경찰은 A씨를 사기 미수 혐의로 붙잡아,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