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문화가산책] 신간을 만나다…<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외
김문영 2023. 1. 18. 22:02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질문하는 법'을 오래 공부한 네덜란드의 철학자 엘커 비스가 사람들과 진심으로 교감을 나누는 방법으로 알려줍니다.
엘커 비스는 대화의 목적은 설득이 아니고 대화하는 자신이 더 똑똑해지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대화를 주도하고 싶다면 절대 설득하려 들지 말라며, 자연스럽게 상대를 알아가고 설득도 할 수 있는 28가지의 질문의 기술을 책에 담아냈습니다.
이 책은 네덜란드에서 출간된 이후 88주 동안 베스트셀러에 등극해 누적 13만 부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철학자이면서도 연극인인 저자 엘커 비스는 지금도 연극인으로 활동하며 '소크레타스 문답식 대화'에 대해 각종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버린 채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해야 하며, 때때로 화가 나는 순간에는 그것이 언제이고 진정 그럴 만 했는지 곰곰이 생각할 수 있게끔 정곡을 찌르는 질문도 던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야 더 지적이고 수준 높은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한 조건은 '내 생각 주입식 듣기'가 아닌 '상대의 생각대로 듣기'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질문자가 자신에 대입해 생각하지 않아, 상대방이 언제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이고 상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질문하며 안정적인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예시와 함께 상황별 설명이 제시돼 있습니다. 예컨대 도덕적이고 객관적인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경우, 우리의 공감이란 자신과 닮은 사람들, 또는 자신이 속한 사회 집단 쪽으로 편향되기에 연민하되 공감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부 등이 들어 있습니다.
조용한 퇴사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매달 400만 명 이상 직장인이 자발적으로 퇴사한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끝난 상황에서도 떠나간 이들이 직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일자리 개수만 1,000만 개가 넘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열풍이 불어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조용한 퇴사는 직역하면 '조용히 그만둔다'이지만 실제로는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조용한 퇴사는 당장 퇴직률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기존 조직과 전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습니다. 때문에 MZ세대가 조직을 버리는 현상과 그 원인, 대책까지 심층 분석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저자 이호건은 MZ세대가 조직을 떠나는 이유를 다방면에서 분석합니다.
적은 급여, 회사는 종착역 아닌 정거장이라는 생각, 돈이나 승진보다 워라밸이 중요하다는 가치관, 업무에서 재미와 성장을 찾지 못해 새로운 일을 통해 '나로 살기로 했다'는 실존적인 삶의 자세, 회사가 아닌 사람 때문에 퇴사한다는 생각 등이 모두 퇴사의 이유가 됩니다.
저자는 MZ세대에 대해 사회에서 말이 많지만, 중앙집권적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SNS 등 분권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인 그들을 잡아야 하며 그들의 꿈을 돕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조언 등을 내놓으며 기업 리더들을 위한 대책을 제시합니다.
대한민국 명문학군 입지지도
서울 대치동 20년 경력 입시 컨설턴트가 전국 17대 주요 학군지의 장단점과 학원가의 트렌드를 담은 책을 발간했습니다.
저자 신진상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내신 절대평가 전환 등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나자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스타일별로 생각할 수 있는 교육 로드맵과 학군지 거주 선택지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이 책은 '학군지 실거주'를 고려하는 시민들을 독자로 설정해둔 채, 부동산 매매와 전월세 실거래 이력, 그리고 학군 내 아파트와 주변 입지에 대한 분석 등을 함께 담았다는 점에서 특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재건축 진행 현황까지 담아낸 이 책은 우리나라의 부동산 열풍과 입시 실적에 매몰된 교육 열풍이 그대로 반영된 '끝판왕' 성격의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위한 교육법이나 공부법은 없으며, 부동산 재테크와 입시 트렌드에 관심 많은 시민에게 추천합니다.
컬러 오브 아트
색은 미술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핵심 비결입니다.
흙을 파서 물감을 만들던 시절부터 예술가들은 걸작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안료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실험했습니다.
근현대에 들어서는 색의 가치가 또 다르게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정 색에 기업들이 정체성과 제품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올해는 색채 전문회사 팬톤이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비바 마젠타(Viva Magenta)가 산업계 전반의 관심을 얻은 바 있습니다.
저자 클로이 애슈비는 선사 시대부터 현대 미술까지 80점의 명화를 엮어, 명화에 쓰인 색의 의미를 찾고, 각 작품에 쓰인 안료와 도구, 기법의 발전과정을 묶어 함께 소개합니다. 입체적으로 색 인식론과 색채 심리학도 함께 엮어낸 것도 이 책의 포인트입니다.
80점의 작품에 유명 현대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물론,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에서 공개되며 돌풍을 일으킨 아그네스 마틴과 영국 미술계에서 핫한 1990년대생 플로라 유크노비치 등 현대 작가의 작품이 삽입된 점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입니다.
10대 민족으로 읽는 패권의 세계사
인류는 지난 수천년간 민족끼리 연합하고 분열하며 영토와 자원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패권을 잡은 민족이 누구이고 그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각 역사 무대에서 활약한 10대 민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각 민족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민족의 태생과 역사, 그리고 행동 원리를 소개하는 책이 나온 것입니다.
저자는 도쿄교육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십여 년동안 NHK에서 세계사 강사로 활약한 바 있는 미야자키 마사카츠입니다.
그는 자신이 분석한 결과, 세계의 질서를 변화시켜온 민족은 대부분 유목민족 혹은 상업민족이었다고 서술합니다.
이어 독자들이 책 속에 소개된 10대 민족의 관계성과 특성을 고려해, 이란이 미국에 대항하는 이유와 중국이 변방의 민족까지 흡수해 '하나의 중국'을 만드려는 이유 등을 생각해볼 것을 권합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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