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청년 4.5%가 고립·은둔 선택한 이유는?

황정호 2023. 1. 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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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사는 청년 100명 중 5명 정도가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은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실직이나 취업의 어려움을 꼽았는데요,

서울시의 실태 조사 결과를 황정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금은 대입을 준비 중인 22살 이동하 씨, 어린 시절 아픈 기억은 고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동하/22살/'고립·은둔' 경험 : "제가 20살 때 방에서 몇 개월간 못 나왔었거든요. 가정적으로나 학교 쪽으로 조금 폭력으로부터 조금 두려움을 떨면서 살았거든요. 대인기피증, 공황장애가 생겨서 (방에서) 못 나왔어요."]

식당 아르바이트에 물류 상하차까지 해봤지만, 직장 생활이 뜻대로 안돼 또다시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이동하/22살/'고립·은둔' 경험 : "알바를 해서 돈을 벌고 싶었으나 중간중간에 제 뜻과는 다르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나는 안 되나 보다' 그런 스스로에게 자책도 많이 하고 화도 많이 내서 그래서 힘들었어요."]

가정 불화로 대인관계가 어려워진 이 20대는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두면서 은둔을 경험했습니다.

[김OO/29살/'고립·은둔' 경험 :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도 느끼고 해서 저 혼자만 망상할 때가 많았고요. 방 안에서 틀어박혔던 적도 많았습니다."]

서울시 조사 결과 6개월 이상 고립되거나 은둔 상태인 청년들이 100명 중 4~5명이었습니다.

고립이나 은둔 생활을 하게 된 원인으로 실직이나 취업의 어려움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심리적, 정신적인 어려움' 그리고 '인간관계 어려움'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경제적 지원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서울시 지원 조례 제정으로 지원 사업 규모는 2배 정도 늘었지만, 대부분 단기 지원입니다.

[김옥란/푸른고래 청년리버커리센터장 : "거의 1년 미만의 프로그램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지원이) 그만 스톱이 되면 재고립에 들어갈 위험이 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예방적 차원의 지원, 언뜻 보기에 개인적 차원으로 보이는 문제에도 국가와 사회가 개입을 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의료지원 연계 등 고립·은둔 청년 지원 계획을 오는 3월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앵커]

이렇게 취업이 어려운데, 물가는 계속 오르면서 젊은층 사이에는 이른바 '무지출 챌린지'가 인기입니다.

말 그대로 한 푼도 안 쓰고 하루를 지내자는 건데, 구체적인 방법도 이렇게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이른바 조용한 사직도 유행이라고 합니다.

실제 회사를 그만두는 건 아니고요.

월급 받는만큼만 일하고 남은 시간은 자신을 위해 쓰겠다는 겁니다.

이런 신조어들이 청년층이 얼마나 세상을 팍팍하게 느끼는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촬영기자:조정석/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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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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