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홍영 검사 폭행’ 김대현 전 부장검사 법정 구속
부하로 있던 김홍영 검사를 폭행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현(53·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재판장 장윤선)는 18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에 비해 형량이 줄었다. 다만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김 전 부장검사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의 행위는 우리 사회가 근절해야 할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촉망받는 검사도 이를 피하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결과에 이르러 사회에 충격을 줬다”며 “그럼에도 김 전 부장검사는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을 부인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유족에게 사과하는 모습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항소심에서 폭행의 고의가 없었고,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은 업무 과중 탓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컸던 점을 보면 김 전 부장검사의 행위는 폭행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김홍영 검사는 다른 부서에서 근무할 때는 업무가 과중해도 성실한 검사로 평가받았다며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가 피해자에게 악의를 가졌거나 폭행 정도가 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건 처리 등 실적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하급자의 인격을 희생시키는 상명하복 조직문화에 젖어 피해자를 좀 더 엄격하게 지도하겠다는 의도로 이 같은 행위를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일하던 2016년 3~5월 김홍영 검사를 회식이나 업무 중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검사는 그해 5월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검찰청은 감찰을 거쳐 김 전 부장검사가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을 파악하고 해임했다. 검찰은 형사처벌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고발하지 않았다. 이후 대한변호사협회가 2019년 김 전 부장검사를 폭행·강요·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한동안 수사를 미루다 2020년 10월 폭행 혐의만 적용해 김 전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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