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강제동원 해법 철회하라” 수요시위 참가자들 성토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을 내놓은 뒤 열린 첫 수요시위에서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8일 열린 제1579차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대일 굴욕외교,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친일정당 국민의힘 규탄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한국 정부는 피해자의 인권을 무시한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을 철회하라”고 외쳤다. 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전국 59개 단체와 시민들이 참여했다.
정부는 지난 12일 ‘3자 변제’를 강제동원 해법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판결로 배상 의무를 갖게 된 일본의 피고 기업 대신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수혜를 본 포스코 등 국내 기업이 기부금을 내 피해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이날 집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해법안에는 일본 정부의 사죄나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이는 강제동원 부정,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법적 책임 종결이라는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을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대학생 이서윤씨는 “우리나라 국민과 피해자들의 편이 되어야 할 정부가 일본에 굴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채아연씨(23)는 “2015년 국가가 멋대로 위안부 문제 합의를 발표했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의 행태가 우려된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외교부 청사로 행진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는 외교부 청사 앞에서 “현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투쟁에 역행하고 있다. 맹목적으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일본의 사죄도, 배상도 받아내지 못한 빵점 외교에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항의서한을 낭독한 후 외교부에 전달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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