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이란대사관, 尹대통령 발언 관련 "한국 외교부와 소통"(종합)

"설명 기다린다" 재차 밝혔다가 수 시간 만에 입장 수정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란 당국이 최근 자국을 '아랍에미리트(UAE)의 적(敵)'에 비유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18일 "한국 외교부와의 소통이 이뤄졌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한이란대사관 공공외교담당관실은 이날 오후 수정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과 UAE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UAE를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15일 현지에 주둔 중인 우리 군 UAE 군사협력단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사실이 보도된 뒤 이란 외교부로부턴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린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우리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였을 뿐 한·이란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거듭 해명했으며 외교채널을 통해서도 이 같은 입장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한이란대사관은 우리 정부의 윤 대통령 발언 관련 설명이 이뤄진 다음날인 이날도 당초 "한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린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내놔 추가 설명을 요구한 것이란 관측을 낳았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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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사관은 이후 수 시간 만에 수정 배포한 입장문에선 "대사관과 한국 외교부는 그간 소통해왔으며 이런 외교적 소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내용으로 해당 문구를 바꿨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한·이란 간 외교채널을 통한 소통과정에서 시간차가 생기는 바람에 주한이란대사관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입장문 내용을 수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주한이란대사관은 "이란은 페르시아만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국가로서 언제나 이 지역 국가들과의 공동 노력과 협력을 통해 지역 안정과 안보, 그리고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란은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지역 국가들과의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역사적이고 우호적이며 전 방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특히 최근 몇 달 동안에도 이 지역 국가들과의 우호적 관계 발전, 특히 이란의 두 번째 경제 교역 상대국인 UAE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UAE는 지난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성직자 사형과 그에 따른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 공격사건을 계기로 사우디가 이란과의 단교를 선언하자, 사우디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기존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격하했다.

그러나 UAE는 작년 8월 이란과의 대사급 외교를 재개하기로 했고, 이후 양국 외교관계도 다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