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안에 '태후'·'도깨비' 있다…김은숙 작가의 단서들[초점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더 글로리' 파트2 공개일자가 3월 10일로 공식화되면서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특히 '더 글로리' 속 인물들의 대사가 회자되면서 김은숙 작가가 숨겨둔 '이스터 에그'식 대사도 조명되는 중이다.
김은숙 작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에서도 맛깔난 대사로 잘 알려져 있다. 김은숙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수많은 유행어가 함께 따라올 정도로, 말맛 나는 대사는 김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다.
지금까지는 '태양의 후예', '파리의 연인', '도깨비', '시크릿 가든' 등 로맨스 코미디에서 이 말맛이 더 무서운 파괴력을 자랑해왔지만, '더 글로리'의 글로벌 성공으로 살벌한 복수극까지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김은숙 작가 자신이 스스로 증명했다.
분위기도, 장르도 달라졌지만, 김은숙표 말맛 대사는 '더 글로리'에서도 잘 살았다. 특히 자신의 히트작 속 명장면을 되살려낸 재치있는 대사는 숨막히는 '더 글로리' 속 깨알 재미로 숨통을 틔웠다.
◆"애기야 가자" 못 참지…이사라도 본 '파리의 연인'
박연진(임지연)이 자랑스러운 동문상을 수상하게 되고, 전재준(박성훈), 이사라(김히어라), 최혜정(차주영)도 축하를 위해 모이면서 이들은 문동은(송혜교)을 죽기 직전까지 괴롭힌 그 체육관에 다시 모이게 된다.
다시 찾은 학교에서 이사라는 유학 시절을 떠올리며 '파리의 연인'을 언급한다. 그는 "파리에서 '파리의 연인' 봤어"라며 "다운(로드) 받는데 사흘씩 걸리는데, 그걸 봤다?"라고 언급한다.
'파리의 연인'은 김은숙 작가의 최고 히트작 중 하나로 꼽힌다. 결말 해석을 두고 아직까지 설왕설래가 이어질만큼 인기가 큰 작품을,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로 직접 소환했다.
◆쓸쓸하고 찬란하신 '더 글로리'?…박성훈 안에 김고은 있다
전재준은 박연진의 딸 하예솔(오지율)을 찾아 초등학교에 간다. 전재준이 신호등 색깔을 구분하지 못해 눈만 깜빡이며 쉽사리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는 하예솔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딸임을 직감하는 이 장면은 '더 글로리'에서도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이 장면에서 전재준은 "삼촌 결심했다. 마음 먹었어 방금. 오늘부터 예솔이 지키기로. 사랑한다, 예솔아"라고 고백한다.
전재준의 고백은 '도깨비' 속 김신(공유)을 향한 지은탁(김고은)의 프러포즈와 꼭 닮아 있다.
'도깨비'에서 캐나다로 순간 이동한 '도깨비 신부' 지은탁은 김신에게 "여기가 진짜 캐나다고 아저씨 능력이 이 정도면 저 결심했어요. 마음 먹었어요 제가. 저 시집갈게요 아저씨한테. 난 암만 생각해도 아저씨가 도깨비 맞는 것 같거든요. 사랑해요"라고 고백한다.
'결심했다'에서 '마음 먹었다', '사랑한다'로 이어지는 흐름은 같은 대사,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전재준을 연기한 박성훈과 지은탁을 연기한 김고은 두 사람 모두가 BH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는 점 역시 깨알 포인트다.
'신(神)'을 이용한 대사 플레이 역시 '도깨비'와 '더 글로리'가 닮아 있다. 박연진이 문동은에게 찾아가 돈으로 지난날의 고통을 보상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신? 뭔 신? X신?"이라고 하는 장면, '도깨비'에서 지은탁이 김신에게 "아저씨, 진짜 수호신 맞아요? 종류가 뭔데요? 망신? 근신? 내신? 당신?"이라고 하는 장면도 결은 완전히 다르지만, 김은숙 특유의 '결'을 느낄 수 있다.
◆'태후'는 되게 재밌고 '더 글로리'는 겁나 재밌다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가 처음 호흡을 맞춘 '태양의 후예'에서는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9회에서 강모연(송혜교)은 유시진(송중기)의 도움으로 지뢰밭에서 살아나오자마자 투덜대고, 유시진은 "오전이랑 오후랑 진짜 다르네"라고 받아친다. "오전이랑 오후랑 어떻게 다른데요"라는 강모연의 말에 유시진은 "오전엔 되게 예쁘고, 오후엔 겁나 예쁘죠"라는 이른바 '심쿵' 멘트로 강모연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 대사는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의 입을 통해 부활했다. 세명시에 자리잡게 된 박연진은 호화 주택에서 남편 하도영(정성일)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몇 달 살아보니까 이 집은 정원이 특히 좋아"라며 "낮엔 되게 비싸 보이고 밤엔 겁나 비싸 보여"라고 만족감을 자랑한다.
같은 표현이지만, 유시진의 로맨스 대사가 박연진의 얄미운 대사로 재탄생한 것 역시 김은숙 작가의 마법이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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