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빌보드 '핫100' 2곡 동시 진입 아깝게 놓쳤다(종합)
기사내용 요약
'OMG', 21일 자 '버블링 언더 핫 100' 1위
'디토', '핫100' 96위로 진입
K팝 4세대 첫 진입…K팝 아티스트 최단 기간 진입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룹 '뉴진스(New Jeans)'가 K팝 4세대 그룹 중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17일(현지시간) 빌보드 트위터 등에 따르면, 뉴진스의 첫 싱글 'OMG'의 선공개곡인 '디토(Ditto)'는 21일 자 '핫100'에서 96위로 진입했다.
지난 8월 데뷔 음반을 내놓은 지 반 년만의 성과다. 특히 '디토'는 지난달 19일 선보인 곡으로, 공개 직후의 '반짝 효과'가 아닌 입소문을 타고 스트리밍 건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 특기할 만하다. 더구나 제대로 된 현지 프로모션도 없었다. K팝 아티스트 중 데뷔 후 최단기간에 '핫100'에 차트인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앞서 '디토'는 지난 14일 자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100'(1월14일 자)에서 8위를 차지했다. 이 차트는 '핫 100'에 아쉽게 진입하지 못한 25위까지 순위 차트인데 '디토'의 기세가 한창 올라가는 중간에 집계된 차트라 이번 주 '핫100' 진입이 확실시됐다.
빌보드 차트보다 해외 가수에게 더 문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 오피셜 차트의 최근 싱글 톱100 차트에 '디토'가 9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주 '핫100'에서 아쉬운 건 지난 2일 공개된 'OMG'의 타이틀곡 'OMG'가 이번 주 '버블링 언더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조금만 더 스트리밍 횟수가 많았다면 '디토'와 함께 '핫100'에 동시 진입하는 기록을 쓸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핫100'에 두 곡 이상을 동시에 올린 K팝 팀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밖에 없다.
특히 뉴진스는 보이 그룹, 걸그룹을 통틀어 K팝 4세대 그룹 중 처음으로 '핫100'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역사를 썼다. 지난 2016년 9월 이후 데뷔한 K팝 아티스트 중 '핫 100'에 이름을 올린 첫 아티스트가 됐다. 2016년 8월 데뷔한 팀이 블랙핑크다. 뉴진스는 현재 K팝 최강자로 통하는 블랙핑크를 이을 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K팝 4세대 보이그룹 중 '스트레이 키즈'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두 번 1위를 차지했다. 4세대 걸그룹 중에선 '에스파'와 '있지(ITZY)'가 '빌보드 200'에서 각각 3위와 8위를 찍었다. 뉴진스와 하이브 레이블즈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르세라핌(LESSERAFIM)'은 '빌보드200'에 14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K팝 음반이 '빌보드 200'을 장악하고 있지만 북미 시장 내 대중적인 풀뿌리 인기가 반영되는 '핫100'에서 꾸준히 높은 성적을 거두는 K팝 팀은 K팝 3세대 대표그룹인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밖에 없다. '핫 100'은 피지컬 싱글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에어플레이 수치, 유튜브 조회수 등을 합산해 노래의 성적을 총망라한다. 최근 RM의 솔로곡 '들꽃놀이'를 비롯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 모두 솔로곡 또는 피처링곡으로 '핫100'에 진입했다. 블랙핑크 역시 로제·리사 등 멤버들 중 절반이 솔로로 '핫100'에 들어갔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제외하고 K팝 가수 중 '핫100' 안에 진입한 팀은 '원더걸스', 싸이, '2NE1' 출신 씨엘, '트와이스'밖에 없다. 그런데 뉴진스가 데뷔 반년 만에 '핫10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특히 K팝 팀으로 따지면 다섯 번째다.
하이브 레이블즈라는 배경도 일부 있었겠지만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획력, 다섯 멤버들의 소화력에 세련된 곡 자체가 빛을 발한 경우다.
'디토'는 뉴진스가 지난해 여름 내놓은 첫 EP '뉴 진스'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한곡인 '어텐션'의 겨울 버전이다. '어텐션'이 청량하면서 아련했다면, '디토'는 청랭하면서 애틋하다.
'디토'는 미국 볼티모어 클럽 댄스 뮤직 장르를 재해석한 곡인데 미국 DJ 겸 프로듀서 로드 리(Rod Lee)의 '댄스 마이 페인 어웨이(Dance My Pain Away)' 등으로 대표되는 볼티모어 댄스 뮤직은 터프한 볼티모어 지역에서 생겨난 특유의 아련함과 애틋한 두근거림이 있다. '디토'는 청춘의 혼란스러움을 슬픔이 배인 아련함으로 승화한다. '어텐션', '디토' 모두 프로듀서 겸 DJ 이오공(250)이 중심이 돼 만들었다. 애틋한 가사는 뉴진스 멤버 민지와 이 방면에 선수들인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우효의 합작품이다.
특히 뉴진스와 팬덤 '버니즈'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뮤직비디오는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이 연출했는데 몽글몽글한 'Y2K'(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한 밀레니얼) 감성으로 출렁거리는 프로듀서 민 대표의 감각이 묻어난다. 도서관, 캠코더, 자전거 등의 오브제는 '러브 레터', '하나와 앨리스', '릴리슈슈의 모든 것' 등으로 유명한 일본 감독 이와이 슌지의 영향도 느껴진다.
곡과 뮤직비디오의 완성도로 인해 대중뿐만 아니라 스타들도 '디토'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미국 배우 아요 에데비리(Ayo Edebiri)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Golden Globes)' 레드카펫에 참석한 미국 배우 아요 에데비리는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디토'를 즐겨듣는다"고 '팬심'을 고백했다.
이와 함께 뉴진스는 전통적인 방식의 방송 점수 등을 포함하지 않고 스트리밍과 음원 판매량을 토대로 순위를 정하는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활약이 더 도드라졌다. '글로벌 200'에선 '디토'가 9위, 'OMG'가 10위를 기록했다. '글로벌(미국 제외)'에선 '디토'가 5위, 'OMG'가 7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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