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맛에 탔는데, 어이가 없네”...‘하극상’ SUV, 혼쭐 대신 돈쭐날까 [카슐랭]
싼맛 대신 ‘살맛’ 높였다
가솔린車 2537만원부터
현대자동차 소형 SUV인 코나가 5년 만에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디자인, 성능, 공간 등에서 소형 SUV 수준을 넘는 경쟁력을 갖췄다. 5년 전처럼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당시 쉐보레 트랙스 1개 차종만이 존재했다. 연간 시장 규모는 1만대에도 못 미쳤다.
2014년에 르노코리아(르노삼성)가 QM3를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키고, 2015년에는 쌍용차 티볼리까지 출시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2015년에 판매된 소형 SUV는 8만2308대에 달했다. 2016년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기아차 니로까지 가세하면서 판매대수가 10만대를 돌파했다.
2017년에 현대차 코나, 기아 스토닉이 합류하면서 14만359대가 팔렸다. 불과 4년 만에 1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소형 SUV 성장세는 2016년까지는 티볼리가 이끌었다. 2017년 출시된 코나는 티볼리 뒤를 이어 주도권을 차지했다.
코나는 하와이 빅 아일랜드 북서쪽에 있는 휴양지 ‘코나’와 세계 3대 커피 ‘하와이안 코나’에서 따온 차명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췄다.
개성 넘치면서도 발랄한 이미지로 프리미엄 소형차의 아이콘인 된 미니(MINI)와 비슷한 느낌을 줬다.
정 회장이 애정을 보인 코나는 기대에 부응했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코나 전성시대는 이걸로 끝이었다. 코나 전기차(EV) 화재 때문에 판매량이 준 것도 있지만 2019년 출시된 기아 셀토스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기아는 소형 SUV 라인업에 1개 차종을 투입하는 게 일반적인 다른 브랜드와 달리 스토닉과 니로에 쏘울까지 배치했다. ‘소형 SUV 백화점’이 됐다.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방점을 둔 소형 SUV를 또다시 내놓는다면 제 살 깎아 먹기에 불과했다.
셀토스는 소형 SUV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에 초점을 맞췄다. 모험에 나선 것이다.
셀토스는 B세그먼트에 해당하는 다른 소형 SUV보다 크기, 성능, 편의·안전사양을 모두 향상시켰다. ‘B+’ 세그먼트로 신분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셀토스는 지난해 4만2983대 판매됐다. 전년(3만9522대)보다 8.8% 늘었다.
니로는 전년(1만8450대)보다 57.7% 증가한 2만9104대 팔렸다. 르노코리아 XM3 판매대수는 1만9561대로 전년(1만6366대)보다 19.5% 증가했다.
코나는 더 심각했다. 판매대수는 8370대에 불과했다. 전년(1만2219대)보다 31.5% 줄어들면서 연간 판매대수가 1만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싼타페, 투싼에 이어 코나가 기아 경쟁 SUV에 크게 밀리면서 브랜드 자존심까지 깎였다.
기아는 지난해 47만497대 판매하면서 39만4289대에 그친 현대차를 7만6208대 차이로 제치고 국내 판매 1위 브랜드가 됐다.
코나가 셀토스에 3만4613대, 싼타페가 쏘렌토에 4만15대 차이로 진 게 결정타였다.
현대차는 올들어 브랜드 자존심이 걸린 SUV 시장에서 신형 코나를 시작으로 신형 싼타페까지 내놓으며 반격에 나선다.
가심비를 높이기 위해 크기와 디자인에서 체급 파괴에 나섰다. 전장x전폭x전고는 4350x1825x1580mm다. 길이가 기존 코나보다 145mm 길어졌다.
또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 준중형 SUV인 투싼의 디자인 요소를 반영했다.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램프(Seamless Horizon Lamp)’와 매끈하면서도 볼륨감을 살린 보닛은 그랜저에서 영감을 받았다.
수평형 LED 램프는 포지셔닝 램프와 주간 주행등(DRL)을 단절감 없이 하나의 라인으로 통합했다. 점등 때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해주는 현대차의 차세대 시그니처 라이팅 디자인이다.
측면에는 투싼과 아반떼처럼 강렬한 사선 캐릭터라인을 적용했다. 스포일러까지 이어지는 벨트라인, 동급 최초로 적용한 19인치 휠과 함께 역동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1세대 코나처럼 아머(Armor) 가니시로 감싼 휠하우스와 램프는 강렬하다. 지프 헤리티지인 사다리꼴 휠 아치를 연상시킨다.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후면부도 전면의 수평형 램프와 디자인 일체감을 강조한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장식 요소를 최소화하고 미려한 곡선을 살려 정제된 안정감을 제공한다.
변속 조작계의 이동으로 정돈된 오픈형 콘솔은 깔끔한 실내 이미지를 구현하면서 공간활용성을 끌어올렸다.
스티어링휠은 그랜저의 원 스포크 스타일 스티어링휠에서 영감을 받았다. 변속도 그랜저처럼 스티어링휠 뒤쪽에 부착하는 칼럼 타입 전자식 레버로 조작한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아이오닉6에 적용한 것과 유사하다.
실내공간도 동급 이상이다. 휠베이스는 2660mm로 기존보다 60mm 길어졌다. 동급 최고 수준의 2열 숄더룸을 갖췄다. 헤드룸도 넉넉하다. 뒷좌석에 앉아도 머리 위에 여유가 있다.
레그룸도 기존 코나보다 넉넉해졌지만 덩치 큰 성인이 타기에는 다소 불편하다.
편의사양도 동급 수준을 뛰어넘었다.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는 소형 SUV에서는 볼 수 없었던 편의사양이다.
차량을 항상 최신 사양으로 유지할 수 있는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빌트인캠2, 카페이와 연동해 실물 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이(e) 하이패스 기능 등을 동급 최초로 적용했다.
차량 키가 없어도 운전이 가능한 디지털키2 터치,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미세먼지 센서 연계 공기청정 기능 등도 갖췄다.
차체가 상대적으로 작은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해 안전성에도 공들였다. 정·측·후면 사고 때 충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하는 3세대 플랫폼과 고강성 차체를 채택했다.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은 혹시 모를 사고에서도 탑승객을 지켜준다.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98마력, 최대토크는 27.0kg.m, 복합연비는 13km/ℓ다.
가솔린 2.0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IVT 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49마력, 최대토크는 18.3kg.m, 복합연비는 13.6km/ℓ다.
가솔린 1.6 하이브리드 모델은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했다. 최고출력은 105마력(시스템 합산출력 141마력), 최대토크14.7kg.m(시스템 합산토크 27.0kg.m), 복합연비 19.8km/ℓ다.
윈드쉴드 이중 접합 차음유리와 흡음 타이어(19인치), 플로어 카페트 언더패드 적용 등으로 정숙성도 강화했다.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가솔린 1.6 터보가 2537만~3097만원, 가솔린 2.0이 2468만~3029만원, 하이브리드(세제혜택 적용 전)는 3119만~3611만원이다.
단, 기존 모델보다 350만원 가량 비싸졌다. 소형 SUV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통해 가심비를 높이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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