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신한은행, ‘골리앗’ 우리은행 격침…김진영 30득점 맹활약

남정훈 2023. 1. 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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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예측불가능성이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승률 100%를 올리기는 불가능하다. 아울러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라 하더라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강팀을 잡아낼 수 있는 게 스포츠다. 1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맞대결도 예측불가능성의 묘미가 그대로 발휘된 한 판이었다.

우리은행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8경기를 치러 17승1패 승률 0.944를 이뤄낸 절대무적의 팀다. 원래도 좋은 팀 전력에다가 신한은행의 외로운 에이스 역할을 하던 김단비를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해 그야말로 초호화 군단을 꾸렸다. 김단비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18.3득점 8.8리바운 6.8어시스트 1.7스틸 1.4블록슛으로 말 그대로 팔방미인의 면모를 뽐내며 단숨에 우리은행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1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우리은행 우리WON의 경기. 2쿼터 신한은행 구슬(왼쪽)이 3점 슛을 성공한 뒤 동료 한채진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신한은행은 팀의 기둥이었던 김단비가 빠져나간 여파를 제대로 메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단비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김소니아가 경기당 평균 19득점 8.5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맹활약하곤 있지만, 전반적으로 떨어진 팀 전력을 체감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치러진 두 팀의 세 차례 맞대결 역시 우리은행의 3전 전승이었다. 우리은행은 3경기에서 평균 74.33점을 득점하는 동안 56.67점만을 내주며 득실 마진이 거의 20점에 가까울 정도로 원사이드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18일 경기도 우리은행의 우세가 점쳐졌다. 우리은행이 박혜진과 최이샘 등 주전 2명이 빠지긴 했지만, 신한은행도 주전 유승희가 빠졌기 때문. 김단비-박지현-김정은 주축 3인방이 굳건한 우리은행의 전력이 한 수 위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경기 전 모든 예상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신한은행의 미친 듯한 3점슛이 경기 내내 폭발하면서 올 시즌 단 1패만을 당한 우리은행을 격침시켰다.

승리의 주역은 포워드 김진영(26).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KB스타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BNK 썸으로 FA 이적한 한엄지의 보상선수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진영은 터지는 날에는 돌파와 슛에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발력을 뿜어내지만, 기복이 다소 심하다는 게 단점이다.

이날은 김진영의 장점만 고스란히 발휘된 경기였다. 1쿼터부터 3점슛 2방을 포함해 8점을 올리며 슛감을 예열시킨 김진영은 3쿼터까지 3점슛 4방을 포함해 무려 26점을 몰아쳤다. 야투율도 69%에 달할 정도로 김진영의 공격력은 매서웠다.

김진영뿐만 아니라 이날 신한은행의 3점슛 능력은 신들린 듯했다. 3쿼터까지 신한은행 선수단 전체가 3점슛 18개를 쏴 11개를 적중시켰다. 2점슛 야투율이 45%(13/29)에 불과한 반면 3점슛 성공률이 61%에 달했으니 질래야 질 수 없는 분위기로 3쿼터까지 끌고갔다.

신한은행이 67-55로 앞선 상태로 시작한 4쿼터. 올 시즌 독야청청 빛나고 있는 우리은행이 이대로 물러날리 없었다. 경기 내내 시종일관 끌려 다니던 우리은행은 4쿼터 시작부터 무서운 슛감을 뽐내며 경기 종료 3분44초를 남기고 74-74로 1점 차 승부로 몰고 갔다.

또다시 패배감이 엄습하던 순간, 신한은행의 베테랑 포인트 가드 이경은이 미드레인지 점퍼와 캐치 앤 3점슛으로 연속 5점을 가져오며 리드를 다시 79-75로 벌렸다. 반면 우리은행은 김정은과 박지현이 연이어 턴오버를 범하며 위기관리 능력에서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진영의 맹활약과 이경은의 클러치 활약을 앞세워 신한은행이 81-78로 잡고 올 시즌 우리은행전 첫승을 거두며 시즌 성적을 9승9패로 5할로 맞췄다. 아울러 5위 KB스타즈(5승13패)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봄 농구’를 향한 앞으로의 여정이 한 걸음 가벼워졌다. 반면 14연승을 달리던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소나기 3점슛 세례에 일격을 당하며 연승 행진이 끊겼다

4쿼터에도 4점을 더 넣은 김진영은 이날 30점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종전 자신의 최다득점 기록인 23점을 훌쩍 뛰어넘는 커리어하이 득점기록을 세웠다. 경기 막판 결정적인 5득점을 몰아친 이경은도 15득점 7어시스트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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