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일감 몰아주기'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 법정구속

가족지분 회사 설립, 일감 몰아줘
2세 막대한 이익...계열사는 손해
소액주주들 민사소송 잇따를 듯

법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자동차그룹 1차 협력업체를 계열사로 둔 세원그룹 김문기(77) 회장이 가족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김 회장의 장남 김도현(48) 전 세원물산 대표와 차남 김상현(46) 전 세원정공 대표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 양영희)는 18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회장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김 회장 등은 2008년 4월~2017년 11월 가족이 지분을 갖고 있는 주식회사 3개를 설립한 뒤 수출 업무를 대행하는 방법으로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됐다. 해외 계열사들에 대한 수출 업무는 다른 업체를 통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막대한 이익을 몰아줬고, 이 때문에 세원그룹 계열사들에는 상당한 규모의 손해를 끼쳤다. 검찰이 파악한 김 회장 일가의 횡령 및 배임 혐의 규모는 4,236억 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들과 가족들에게 부를 이전하고 그에 따른 조세 회피 범행을 계획한 뒤 모든 과정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수법과 기간, 피해 규모, 가담 정도를 볼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세원그룹은 대구지역 중견기업으로 자동차 모듈을 만들어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인 세원물산과 세원정공, 세원테크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세원물산과 세원정공은 이 사건과 관련해 2019년 7월부터 3년 5개월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한편, 김 회장 일가와 회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도 이어질 전망이다. 비상장회사인 세원테크 소액주주 29명은 김문기 회장과 김상현 대표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