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홀로 돈풀기’...구로다 총재 “2%대 물가 목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 금리를 -0.1%로 계속 유지하고 시장에 돈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유럽·한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이어 기준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일본만 여전히 금융 완화 기조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 금융 완화 정책의 현상 유지를 전원 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단기 금리는 현재의 -0.1% 그대로 동결하고,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도 0.5% 상한선을 유지하기로 했다. 0.5%가 넘는 국채는 일본은행이 무제한으로 구매한다. 일본은행은 이런 금융 완화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올 들어서만 17조1374억엔(약 162조원)어치의 국채를 사들였다. 일본은행은 이날 추가로 ‘공통담보 자금공급 오퍼레이션’이라는 새 방안도 내놨다. 일본은행이 시중은행에 낮은 금리로 국채를 구입할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 정책회의에선 장기 금리 상한선을 0.75% 또는 1%로 올리거나, 아예 상한선을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은 현재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보도했다.
이런 배경엔 일본 내 물가 인상 폭이 현재는 높지만, 올해부터 다시 낮아질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일본은행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 전망치는 2022년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는 3%였지만, 2023년·2024년 회계연도는 각각 1.6%, 1.8%였다. 일본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2%대 물가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구로다 총재는 “목표로 삼는 2%대의 물가 인상을 지속적으로 달성할 때까지 현재의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31.56엔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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