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 이젠 ‘녹용’으로 불립니다...펄펄 나는 36세 황연주
여자 프로배구 1위 현대건설은 올 시즌 20승 2패로 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주포인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26·미국)가 허리 부상 탓에 지난달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했는데도 독주 체제를 이어간다. 야스민이 빠진 8경기에서 현대건설은 6승 2패를 거두며 버텨냈다. 그 중심엔 야스민의 공백을 메우는 베테랑 공격수 황연주가 있다.
1986년생으로 만 36세, 한국 나이 38세인 황연주는 야스민을 대신해 8경기에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투입됐다.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그중 5경기에선 팀 내 최다 득점을 해냈다. 20점 이상 올린 경기가 3번이다. 한때 V리그를 대표하는 날개 공격수로 손꼽혔던 그는 전성기에 비해 힘은 떨어져도 풍부한 경험과 날카로운 감각,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승부한다.
키 178cm인 황연주는 2005년 V리그 신인상을 받았고 2010-2011시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를 휩쓸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출전 기회가 줄어 백업 선수로 웜업존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았다. 현대건설 맏언니의 올 시즌 맹활약에 대해 강성형(52) 현대건설 감독은 “황연주가 다섯 살은 젊어진 것 같다. 원하는 코스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는 감각이 최고 수준”이라며 극찬했다. “이렇게 많은 경기에 황연주를 투입하게 될 줄 몰랐다”며 “황연주는 젊은 선수들처럼 모든 팀 훈련을 성실하게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황연주는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을 10년째 듣고 있다”며 웃는다. 여자부 역대 통산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그는 통산 서브 450개와 후위 득점 1200점을 여자부 최초로 지난달 달성했다. “처음엔 야스민의 공백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리다 보니 주변의 기대가 커져 요즘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체력 관리에 대해선 “정확한 훈련 계획을 짠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면서도 “사실 많이 힘들다”며 웃었다.
경기에 짧은 시간 투입되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는 그는 “배구를 원 없이 하는 것 같다”며 “야스민이 돌아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야스민은 재활을 마치고 다음달 복귀할 전망이다.
부드럽고 여린 외모의 황연주는 데뷔 때부터 ‘꽃사슴’이란 별명으로 통했다. 요즘 팀 동료들은 더 성숙하고 노련하게 경기하는 그에게 ‘녹용’이라는 새 별명을 지어줬다고 한다. 또 한번 전성기를 맞은 황연주를 앞세워 현대건설은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과 최다 승점, 나아가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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