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 50분' 출발하는 8146번‥새벽에 출근하는 사람들
[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에서 새벽 3시 50분에 첫차가 출발하는 버스가 생겼습니다.
이른 새벽, 누구보다 일찍 일터로 향하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첫차의 출발시각을 15분 앞당겼는데요.
앞당겨진 15분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이들을 지윤수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새로 운행을 시작한 8146번 버스입니다.
기존 첫차 시간보다 15분 빨라진 건데요.
이 15분이 어떤 의미일지 승객들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동이 트지 않은 새벽 3시 50분, 캄캄한 어둠 속에 버스가 출발합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강남역 방향으로 가는 146번 버스 노선에서, 첫차 시각을 15분 앞당겨 신설한 8146번 버스입니다.
주로 청소 노동자와 경비, 구내식당 조리사 등 이른 새벽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탔습니다.
[장금순/청소노동자] "8시쯤 되면 (직원들) 오니까 그 안에 화장실까지 싹 해야 하니까‥빨리 가면 내가 일을 더 힘들지 않게 하거든."
승객이 탈 때마다 서로 안부를 묻는 낯선 풍경.
"오늘도 언니도 탔네?"
첫차를 함께 타며 얼굴을 익힌 인연이, 서로 내릴 곳도 알려주고 무거운 가방도 들어주는 사이가 됐습니다.
"지났나? <안 지났어.> 안 지났죠? (안 지난 거 어떻게 아세요?) <대충 알아요 다‥어디서 근무하는지.>"
다른 직원들의 출근 전에 일을 끝내야 하는 이들에게, 첫차가 15분 앞당겨진 건 의미가 크다고 합니다.
"더 여유롭죠, 환승 할 때 뛰지 않고. 급히 하면 다친다든지 그럴 수 있잖아요."
[김미숙/청소노동자] "(15분) 일찍 시작하니까 가져가서 이 간식 먹어요."
첫차인데도 정거장에 설 때마다 승객들이 눈에 띄게 늘더니, 강남으로 건너가는 영동대교가 다가올수록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어머나, 어머나‥>"
문이 열릴 때마다 아찔한 상황이 반복됩니다.
[남기자/청소노동자] "가다 보면 사람이 치여 죽어요, 치여 죽어."
청담역부터 우르르 내리기 시작하는 승객들, 종점까지 1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이 차를 모는 버스기사도 정년이 지났지만 첫차만 운행하는 기사로 1년간 계약했습니다.
[윤종수/버스기사] "지금 많이 안 늦었거든요, 조금만 늦으면 늦게 온다고들 그러니까 (기사들이) 첫차를 안 하려고 해요.
새벽부터 고된 노동에 나서는 8146번 승객들은 보통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퇴근하고 다시 새벽 2~3시면 눈을 뜹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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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조아라
지윤수 기자(g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691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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