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하장에 실린 ‘할머니 글씨체’
[KBS 대전] [앵커]
70대 할머니가 정성껏 눌러 쓴 손글씨가 '세종글꽃체'라는 이름의 디지털 서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 서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쓴 설 연하장에도 사용됐는데요.
'세종글꽃체'의 주인공 홍죽표 할머니를 박지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설 연휴를 앞두고 국민 만 5천여 명에게 보낸 선물과 연하장.
연하장에 쓰인 글자는 79살 홍죽표 할머니의 손글씨입니다.
홍 할머니는 7년 전 남편 고향인 세종시로 귀향해 세종글꽃서당에 다니면서 시와 그림에 대한 관심을 키웠습니다.
[홍죽표/'세종글꽃체' 주인공 : "새로운 걸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이런 세상도 있구나. 같은 문해자들 하고 어울리고, 제가 몰랐던 것도 물어보고."]
2021년에는 '시집가던 날'이라는 제목의 시로 교육부가 주관한 시화전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세종시가 홍 할머니 글씨체를 디지털 서체를 만들어 '세종글꽃체'로 이름 붙였는데 대통령 연하장에까지 쓰이게 된 겁니다.
홍 할머니의 글씨체는 꽉 찬 네모꼴 형태로 둥글게 표현돼 맺음과 맺음이 얇아지는 게 특징인데 많은 사람이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서체 저작권을 세종시에 기부했습니다.
세종시는 세종글꽃체 한글 만 천백 자, 영문 94자, 특수문자 9백 자를 누리집에 공개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호진/세종시 미래전략본부 전략기획과 주무관 : "앞으로는 홍보물이나 기념품 등에 적용해서 활용할 계획입니다."]
홍 할머니의 따뜻한 감성이 담긴 '세종글꽃체'가 디지털 서체로 태어나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
박지은 기자 (no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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