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공중보건의 3년 새 29명 급감…농촌 의료공백 현실화
- 군복무 대체 배치인원 제대자보다 적어
-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로 군필자 늘고
- 의대·의전원 여성 증가로 자원 줄어
- 함양·거창 등 도시와 먼 곳 특히 심각
- 보건소 통폐합·순회진료 등 대책 고심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 지역 보건소(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공보의) 자원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군 단위 지역의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도시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서부 경남의 함양군과 거창군 하동군 남해군 주민의 의료 서비스 이용 불편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일선 시·군에 “올해 시·군마다 2, 3명의 공보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는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2023년 공보의 배정이 줄어들 것”이라고 통보받은 데 따른 것이다. 공보의는 군의관과 마찬가지로 군 복무를 대신해 36개월간 일선 보건소나 국공립병원 등에서 근무한다.
해마다 경남에 배치되는 신규 공보의 수가 제대자 수보다 적어 전체 공보의 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경남도에서는 2020년 108명 제대·101명 배치, 2021년 56명 제대· 51명 배치로 각각 7명, 5명이 줄었다. 지난해는 72명이 복무 만료되고 57명만 배치돼 감소 폭이 15명으로 커졌다. 경남도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산술적으로 18개 시·군마다 1명 정도의 인원이 준다. 공보의 복무 총인원은 ▷2020년 전국 1901명, 경남 236명 ▷2021년 전국 1862명, 경남 226명 ▷2022년 전국 1718명, 경남 207명으로 뚜렷한 감소세다.
문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공보의 감소는 자원 감소에 따른 전국적 문제다. 의대 정원은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인구 감소 등으로 병역 인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의 여성 합격자 비율이 높아졌고, 2018년 육군 복무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되면서 훈련기간을 포함하면 복무기간이 37개월인 군의관이나 공보의 대신 현역 입대 인원이 증가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남성 지원자 상당수가 군필자라는 점도 작용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660명 제대, 510명 신규 편입했고 올해는 740명이 제대한 데 반해 편입 인원은 지난해 수준으로 예상돼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이다”면서 “앞으로 공보의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여 현실화 차원에서 각 도에 정원을 조정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공보의 감소가 눈앞에 닥치자 일선 시·군은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 군 지역을 중심으로 ▷일반 의사 채용 ▷읍 인근 보건지소 통폐합 ▷순환진료 확대 등의 방법을 모색한다. 하지만 일반 의사 채용은 급여나 근무 여건 때문에 어려움이 큰 만큼 보건지소 통폐합이나 순환진료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의료 취약 지역 주민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시는 5개 보건지소 가운데 한림면 생림면 대동면에 1명씩 배치돼 있지만, 진례면과 상동면에는 없다. 오는 4월 공보의 4명 가운데 3명이 제대를 하지만 충원은 제대로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창녕군은 공보의 부족으로 13개 보건지소 중 2곳에서 1명이 담당하고 있다. 산청군은 지난해 11월부터 3억6000만 원 연봉을 내걸고 세 차례 산청보건의료원 내과 전문의 채용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을 만큼 군 단위 의료 인프라는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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