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송골매, 이번 설 TV로 본다…"밴드 음악의 진수"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2023. 1. 1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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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40여 년 만에 배철수-구창모 뭉쳐 콘서트 개최
편은지 PD "송골매 팬들에게 가장 감동적인 모먼트 선물하는 데 중점 두고 기획"
배철수 "아주 다양한 음악 장르 두 시간 동안 느낄 수 있어"
구창모 "모든 장르 음악이 더 활성화되고 다가가는 기회 됐으면"
밴드 송골매 구창모, 배철수가 18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2020년 나훈아, 2021년 심수봉과 임영웅. 2023년 설은 송골매다. 큰 사랑을 받은 가수의 공연을 명절에 맞춰 TV 쇼로 선사한 KBS의 선택은 밴드 송골매였다.

지난해 9월 전국 투어 콘서트로 32년 만에 컴백한 송골매의 배철수와 구창모가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40년 만의 비행' 무대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두 사람은,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을 때 설렘과 행복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출연 소감을 묻자, 구창모는 "공연할 때도 마찬가지고 KBS를 통해 방송 무대에서 또 인사드리게 됐는데 항상 첫 번째로 드리는 말씀이 '설렘'이다. 가슴 설렘이, 정말 첫사랑에 빠졌을 때, 여자 만났을 때 설렘의 한 열 배는 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렇게 팬 여러분, 관객들이 호응해주실 줄 몰랐다"라고 말문을 연 배철수는 "이 40여 년 전 음악에 여러분에게 사랑받을 수 있나 생각을 했는데 놀랄 만큼 호응을 많이 해 주셨다. KBS에서 좋은 기획을 해 주셔서"라며 "제가 볼 땐 KBS에서 큰 실수하는 거 같긴 하다만 내내 행복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왼쪽부터 송골매 배철수, 편은지 PD, 구창모. 박종민 기자

1980년대 전성기를 누린 록 밴드 송골매는 한국적인 록의 계보를 돌아볼 때 빠질 수 없는 존재로 꼽힌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처음 본 순간' '빗물' '아가에게' '새가 되어 날으리' '모여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송골매는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두 달 이상 연주와 노래 연습에 몰두하며 준비했던 콘서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구창모는 "여태껏 제 몸에 끼쳤던 소름 중 가장 큰 소름이었다. 그만큼 흥분했다. 첫날 공연 때는 흥분이 200%, 긴장이 200%여서 어떻게 걸어 나가서 배철수씨하고 마주 보고 (노래)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흥분 상태였다"라고 전했다.

배철수는 "무대에 나가려고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 별 오만 가지 생각이 다 스쳐 지나가고 '와, 이거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관객들 반응은 어떨까' 너무 복잡했다. 공연하는 내내 계속 행복했다고 얘기했는데, 시작하기 전에는 40여 년 만에 만나서 하는데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작은 규모의 무대에서 좀 가족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이건 공연장도 너무 크고, 객석을 보니까 너무 넓고… 걱정을 진짜 많이 했다. 그 객석을 가득 채워주신 관객들을 보면서 꿈을 꾸고 있나 실감이 잘 안 나더라. 작년 하반기 내내 공연하면서 내내 행복했다"라고 돌아봤다.

이번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을 연출한 편은지 PD. 박종민 기자

설 대기획으로 송골매 콘서트를 준비한 배경에 관해 편은지 제작 PD는 "송골매 음악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호불호 없는 장르라고 생각해서 주저하지 않고 연출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편 PD는 "요즘은 아이돌 음악과 트로트 두 가지로 양분화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라며 "다른 대중음악, 록 음악에 심취돼 있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80년대에 청춘 보냈고 지금은 가정에 충실히 하느라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된 게 아닐까 해서 (그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기획 의도다. 40년 만의 만남이 두 분에게도 값진 일이지만 선생님 음악을 즐겨듣고 기다려온 팬들에게도 굉장한 의미다. 송골매 팬들에게 가장 감동적인 모먼트를 선물해주리라 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2시간여 펼쳐지는 이번 콘서트의 강점은 역시 '음악'이다. 배철수는 이번 공연을 보러 온 20~30대인 지인들이 '예전 음악 같지 않다'라고 한 일화를 전하며 "송골매 음악이 그렇게 힙하게 들렸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보시면 깜짝 놀랄 거다. '내가 송골매 음악을 이렇게 많이 아나?' '송골매 음악이 이렇게 좋았나?' 하실 것"이라고 자부했다.

송골매 배철수. 박종민 기자

"한 가수의 공연을 두 시간 넘어 본다는 건… 영화도 두 시간 넘어가면 약간 지루할 수 있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음악은 로큰롤에서부터 정통 록, 구창모씨가 부르는 솔로 무대도 있고 발라드도 있고 완전 트로트라고 하긴 그렇지만 세미 트로트 느낌도 있고 그다음에 포크적인 무대도 있고 아주 다양한 음악 장르를 두 시간여 동안 송골매 콘서트에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무슨 오일장에서 약 파는 사람 같긴 합니다만… (일동 웃음) 후회하진 않으실 겁니다." (배철수)

배철수는 또한 송골매가 '밴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의해서 봤으면 하는 게 있다. 송골매는 밴드다. 가수가 아니다. 보통 가수들이 와서 노래하면 그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노래하는 사람들에게만 집중된다. 이번에는 밴드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악기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밴드 음악의 진수를 한번 맛보시길"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구창모는 "많은 세대가 (이번 공연에) 오신 것 같은데 전부 즐거워하시고 너무 좋았다고 평가해 주시니까 그런 것들이 저희한테 주는 감동이 굉장히 컸다"라며 "저희 밴드 음악뿐 아니라 모든 장르 음악이 더 활성화되고 여러분에게 다가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송골매 구창모. 박종민 기자

오랜만에 다시 뭉친 송골매. 이게 끝일까, 시작일까. 지난해 열린 기자간담회 당시 '마지막'이라고 한 배철수의 발언은 여전히 유효할까. 배철수는 "KBS 방송 끝으로 끝나는 것"이라며 "현재까진 음악을 다시 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반면 구창모는 "제가 배철수씨가 이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얘기하는 게 있다. 이제 좀 (세상을) 살았는데 살아보니까 인생과 세상일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가능성을 남겼다.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40년 만의 비행'은 설 연휴인 오는 21일 밤 9시 20분에 KBS 2TV에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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