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탱크 지원 논의’ 두고 美 등 서방진영 긴박
미 합참의장, 개전 후 처음으로 우크라 측 직접 접촉
DPA “젤렌스키, 美 에이브럼스 등 주력 전차 희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서 국면 전화의 주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력 전차, 즉 ‘탱크’ 지원을 두고 서방 진영이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일 이에 대한 미국, 영국 등 주요국 간의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관련국 사이에서는 ‘물밑 협상’으로 보이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탱크를 전장에 투입하는 것이 오는 봄철로 예상되는 러시아의 추가 공세를 막는 데 주요한 대비책이라며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18일 독일 DPA통신과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등 서방 주요국 국방당국 관계자들은 독일 람슈타인의 미 공군기지에 모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주력 전차 등 군수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최근 지명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 내정자 등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 앞서 관계국들이 보이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결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탱크 지원 결정이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미국과 독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는 지난 5일 전화통화 후 양국의 장갑차 지원 결정을 발표했다.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를, 독일은 마더 장갑차를 각각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보병 수송 등에 사용되는 브래들리 장갑차는 25mm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경량 탱크급 전투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마더 장갑차도 포신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경전차급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미·독 정상은 불과 10여 일 후인 17일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추가 전화통화를 했다고 미 백악관은 밝혔다. DPA통신은 20일 예정된 회의를 언급하면서도 “독일 측은 이번 전화 회의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미 경량급 전차를 지원하기로 한 양국이 탱크 등 추가 무기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영국과도 탱크 지원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 후 블링컨 장관은 영국이 자국 주력전차 챌린저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영국 정부는 챌린저2 전차를 비롯해 포병용 무기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이날 “람슈타인 회의 후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추가적인 발표를 할 것”이라며 “우리(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것을 계속 제공해 왔으며, 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고 어디에 무엇을 보내야할지 예측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확정하는 결정을 내려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부 간 움직임 뿐만 아니라 군사당국 간의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군 수장인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17일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 남부의 모처에서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직접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을 만났다. 두 사람은 전쟁 개시 후 전화통화 등으로 빈번히 접촉했지만 대면 회의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합참 대변인은 이번 회의에 대해 “러시아의 공세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시도하고 있는 방어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 진영의 태도를 주도하는 미국이 이같은 움직임과 입장을 보임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탱크 지원이 결국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국이 이번에 보내기로 한 챌린저2 전차는 14대 정도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세를 막기 위해 약 300대의 탱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하는 탱크에 대해 DPA는 미국의 주력 에이브럼스와 독일의 주력 레오파르트2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전차는 모두 전 세계에서 최강 전차급으로 꼽히는 기종이다.
특히 최근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시의 민간인 아파트가 파손돼 약 40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되는 일이 벌어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구는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6일 화상연설에서 영국이 주력 전차를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서방이 서둘러 탱크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등에서 봄철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시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해법”에 대한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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