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받은 홍삼 중고거래로 팔면 벌금...아시나요?
선물 받은 ‘건기식’ 쏟아져
미등록업자 온라인 판매 땐
5년 이하 징역, 벌금 5천만원
김 씨는 “매장에서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품목이고, 막상 잘 챙겨먹지도 않는데 중고거래를 허용하지 않는게 합리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설 명절을 맞아 홍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 인기 선물로 꼽히지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무심코 판매하려다간 자칫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은 중고거래가 금지된 물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고,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혹시나 나올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선 중고거래 플랫폼측이 이같은 사실을 홍보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설 선물로 받은 홍삼, 콜라겐 등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이 다수 확인됐다. 번개장터에 ‘설 홍삼’이라 검색하니 1주일간 29개의 판매글(판매완료 포함)이 검색됐다.
심지어 5개월 전 당근마켓에 올라온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표기된 홍삼 판매글도 여전히 노출돼 있었다.
문제는 홍삼이나 콜라겐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중고 거래하는 게 불법이어서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 간 건강기능식품 거래를 금지하는 이유는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상품인 만큼 허위, 과대광고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조건에 합당한 제품만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건강기능 식품판매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건강기능식품을 온라인 판매할 시에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을 물게끔 돼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 실태’를 보면 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1년간 주요 중고 거래 앱에서 적발된 거래 불가 품목 5434건 중 5029건이 건강기능식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앱은 판매금지품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적시했지만 올라오는 판매글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때가 되면 선물 받은 홍삼이나 영양제 등을 중고 거래 하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이를 모두 모니터링 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홍삼’이라는 단어 자체를 금지해 필터링하긴 어렵다”며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은 일부 홍삼을 제외하고 홍삼음료, 액상차, 캔디류 등은 가공식품이어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겉면에 쓰여 있어서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읽고 실시간으로 게시글을 지켜보는 등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받은 쿠폰 등을 캡처해 올릴 경우 키워드 필터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명절 때 이와 같은 건기식 중고 거래가 활발한 것은 그만큼 필요치 않은 선물을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처치 곤란 명절 선물과 관련해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그냥 돈으로 주면 안 되나”하는 글들도 다수 올라와있다.
송기민 경실련 보건의료위원 정책위원은 “(홍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 정도는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알아서 판단할 수 있는 품목”이라면서 “규제를 해서 소비자 안전을 생각한다는 점도 좋지만 어떻게 보면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부분도 있는만큼 건강기능식품 관련 안내를 충실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게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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