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추락시킨 미 재머, 북 무인기도 격추 가능?
■ 사드 기지 일대로 날아온 드론…"대공 혐의는 없는 듯"
어제(17일) 오후 12시 54분쯤 경북 성주에 있는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기지 일대에 접근했던 드론. 당시 군 당국은 민간 드론으로 추정된다며 별다른 대공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어제 상황 직후 군과 경찰·국정원이 '합동조사팀'을 꾸렸고, 오늘(18일)까지 이어진 평가 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동조사팀이 대공 혐의 가능성이 낮다고 잠정 판단한 이유는 '쿼드콥터'로 불리는 프로펠러가 달린 민간 상용 드론이 눈으로도 식별됐던 점, 드론이 날아다닌 패턴이 군사적 목적의 정찰 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점 등입니다.
다만, 어제 추락한 드론을 이틀째 수색에서도 찾지 못했고, 드론을 날린 사람의 신원 역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종 판단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 미군 '재밍 건'으로 격추
어제 날아온 드론은 지상에서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낮은 고도에서 날아다녔다고 합니다.
이에 미군 초병은 드론을 향해 12시 54분쯤 '드론 디펜더'라고도 불리는 '재밍 건'을 쐈습니다. 재밍건은 전파를 교란·차단하거나 주파수를 방해하는 식으로 드론이나 무인기를 추락시키는 장비입니다. 통상 '재머'라고 포괄적으로 부르지만, 전파 방해 방식과는 별개로 'GPS 교란'을 통해 드론을 추락시키는 '스푸퍼'라는 장비도 있습니다. 미군은 재머와 스푸퍼를 모두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군이 재밍 건을 쏜 직후 드론의 고도는 서서히 낮아졌고, 거의 땅에 닿을 듯 말듯한 움직임을 반복하다가 사라져 군 당국은 드론이 인근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 미군의 재밍건 운용은 과거 훈련 모습을 보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아래 영상은 '미 육군 전투원 평가'에서 재밍 건(드론 디펜더)으로 드론을 추락시키는 모습입니다.
■ 재머만 있었다면 북한 무인기도 격추 가능?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들 겁니다. 우리 군도 이런 재머가 있었다면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민간 피해 없이 무인기를 떨어뜨릴 수 있지 않았을까.
군사전문가들은 그때와 이번 사드 기지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사드 기지에 접근한 드론은 소형 상용 드론인데도 초병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낮게 날았습니다. 휴대용 재머는 통상 사거리가 1.5~2km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충분히 격추시킬만한 거리였던 셈입니다.
반면, 지난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소형무인기는 상공 3km 이상 고도에서 비행해 재밍건 같은 휴대용 재머로는 대응이 어려웠을거라고 합니다.
이때문에 우리 군은 최근 합참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주관으로 실시한 합동방공훈련에서 재머를 헬기에 싣고 가상의 적 무인기를 격추하는 훈련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거리의 한계를 극복해보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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