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라면 컵라면'서 "농약 성분"... 국내 제품은?

최지현 2023. 1. 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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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無... '에틸렌옥사이드 불검출-현지 기준상 적용' 해명
대만 식품약물관리서가 공개한 해당 제품의 에틸렌옥사이드 검출 사실 공포 페이지. [사진=대만식품서]

국내 대표적인 라면 종류인 '신라면'의 대만 수출 제품 일부에서 '1군 발암물질'에 해당하는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다만, 국내 유통 가능성은 없을 뿐더러 실제 해당 발암물질도 포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농심 측은 관리상 부주의를 인정하면서도 해당 물질에 대한 현지의 엄격한 기준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17일(현지시간) 자유시보와 중화텔레비전(CTS)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식품약물관리서는 농심의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맛 사발면' 분말스프에서 1군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를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식품 통관검사 중 '에틸렌옥사이드'(EO) 0.075ppm(mg/kg)이 검출돼 당국의 잔류 농약 허용량 기준치를 0.02ppm 초과했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수입된 딸기와 백합 등 10여 종의 제품 역시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대만 당국은 해당 물질이 검출된 동일 제조일자 신라면 사발면 제품 1000상자(1128kg)를 전수 반송 또는 폐기 처리하고, 향후 라면 수입품의 표본 검사율을 2~5%에서 20~50%로 높일 계획이다.

◆에틸렌옥사이드, 무조건 발암물질?

일부 국가에선 멸균 성질이 있는 에틸렌옥사이드를 농약으로는 물론 향신료나 곡식 분말 등 농산물 제품의 살균제나 훈증제로 사용하거나 병원 및 의료장비의 살균 용도로도 활용한다.

다만, 흡입 독성이 있어 대만 당국은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0.055ppm의 엄격한 기준치를 적용하고 있다.(*정보 오류를 확인해 종전 0.02ppm에서 수정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발암성 물질로, 미국 독성물질관리 프로그램 역시 '인체 발암 원인으로 알려진 물질'인 'K 등급'으로 지정한 상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상품별 에틸렌옥사이드(와 2클로로에탄올)의 허용 기준치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라면과 같은 식품에 대한 법적 기준치는 30ppm이지만, 실제 검사에선 잠정적으로 10ppm 이하를 충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만 식품약물관리서가 공개한 해당 제품의 에틸렌옥사이드 검출 사실 공포 페이지. 밑줄 친 부분이 '에틸렌옥사이드'에 해당하는 중국어 단어다. [사진=대만식품서]

◆농심, 국내 유통 無... '에틸렌옥사이드 불검출-현지 기준상 적용' 해명

다만, 국가에 따라 화학적으로 '에틸렌옥사이드의 중간체(투시성분)'인 2클로로에탄올(2-CE)이 검출되더라도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21년을 비롯해 과거 라면 수출품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기에 당시 식약처는 관련 라면 제품들을 검사한 후 안전성을 재확인하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2-CE는 여러 화학 제품 제조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자연적으로도 존재하기 때문에, 일부 농산물과 식품 공산품에서 종종 쉽게 발견된다. 각국과 보건기관은 2-CE에 대해선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하지 않는다.

농심 측은 대만 식약서의 검사 결과 역시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한 상태다. 해당 제품에서 에틸렌옥사이드가 직접 검출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원료가 생산·유통 과정에서 2-CE이 오염된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에틸렌옥사이드 검출이라는 대만 당국의 발표에 대해선 "대만 식약서의 검사에선 에틸렌옥사이드와 2-CE를 구분하지 않는다"면서 "2-CE 검출량도 에틸렌옥사이드로 환원해 기준치에 반영할 정도로 에틸렌옥사이드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대만 수출용 제품에만 들어가는 일부 농산물 원료가 오염된 채 혼입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신라면 제품의 수출 국가와 수출 품종이 워낙 다양하기에 생산 과정에서 미처 검수를 놓친 데 송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농심 측은 해당 오염 제품의 국내 유통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의 유통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수출 전용 공장에서 대만 측의 주문량에 맞춰 폐기 예정 물량인 1000상자만 생산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유통용 제품에 대해서도 자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더 이상의 2-CE도 검출되지 않았다.

농심 관계자는 이어 "대만 당국에서도 해당 제조일자 제품의 폐기처분과는 별도의 추가 패널티 조치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면서 "향후 정밀 분석기기를 보강해 비의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하부 원료의 오염 문제도 재발하지 않도록 원료 모니터링 단계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지현 기자 (jh@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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