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연임 포기… 우리금융회장 이원덕·조준희·장안호 `3파전`
이 행장, 업무 지속성 유리한 고지
조 前행장, TK 정치권 지지받아
장 前수석부행장, '다크호스' 꼽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두 달 넘게 이어온 장고 끝에 연임을 포기했다. 우리금융이 본격적으로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과정에 돌입한 가운데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10명 안팎의 내·외부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에서는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의 3파전 구도를 예상하고 있다.
◇손태승 "금융권 세대교체 동참"= 손 회장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며 "앞으로 이사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을 사랑해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향후 우리금융이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의 연임 포기 결정은 금융당국의 퇴진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부당권유 등)와 관련해 업무 일부 정지 3개월과 함께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를 의결했다. 문책경고는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되는 징계로, 확정될 경우 손 회장은 연임 도전이 불가능하다.
이에 손 회장이 징계 취소 소송을 통해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퇴진 압박이 이어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 회장의 소송 가능성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소송 논의만 하는 것에 굉장히 불편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두 수장의 날선 발언이 이어지면서 손 회장도 결국 연임 포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명예 퇴진과 배임 혐의를 피하기 위해 라임사태 중징계에 대한 소송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펀드 사태로 기관제재를 받은 우리은행도 소송을 준비 중이다.
◇우리금융 임추위 일정 속도= 손 회장이 퇴진을 결정하면서 우리금융 이사회도 임추위 일정에 속도 낼 전망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날 헤드헌팅사 2곳으로부터 외부 후보 10명을 추천받았다. 임추위는 자회사 대표, 지주 및 은행 일부 임원, 해외 법인장 등 내부 출신 후보 약 20여명과 외부 후보 10명을 대상으로 평판조회 등을 진행해 1차 후보군을 10여명으로 압축한다. 다만 롱리스트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오는 27일 임추위에서는 후보군을 더 줄이는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최종 후보는 다음달 초 발표될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에 임명됐다. 은행장 경력이 짧지만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과정에서 지주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업무 연속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 내 덕망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손 회장이 물러나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조직을 추스르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사실상 이 행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내부 출신인 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 부행장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1985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한 정통 뱅커 출신으로, 특히 여신심사와 기업구조조정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우리은행 임원으로 재직시 인사·여신·영업·IB(투자은행) 등 주요 업무를 두루 맡았다. 당초 임추위가 차기 회장 후보군 자격 조건으로 'CEO 경력자'를 내걸었다가 이를 철회한 것도 장 전 부행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외부인사 중에서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경북 상주 출생인 조 전 행장은 대구·경북(TK) 정치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TK 출신 인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조 전 행장은 기업은행에 입행한 이래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행장까지 올랐고, 기업은행에서 퇴임한 뒤로 YTN 사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임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국무총리실 실장을 거쳐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본인이 고사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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