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실패 탓” 집안에만 ‘콕’…서울 고립·은둔 청년 13만 명
사지원 기자 2023. 1. 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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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A 씨는 아침에 깨면 스마트폰부터켠다.
A 씨와 B 씨처럼 사회와 단절한 채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이 서울에만 약 12만9000명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서울 고립·은둔 청년12만9000명 18일 서울시가 공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 중 4.5%가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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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A 씨는 아침에 깨면 스마트폰부터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둘러보다 간단히 밥을 먹고 집안일을 한다. 오후엔 방에서 책을 읽다 낮잠을 자기도 하지만 외출은 안 한다. A 씨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잠을 많이 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30대 여성 B 씨도 외출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집에서만 지낸 지 6개월 이상이 됐다.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일자리를 구하러 나가겠다는 결심을 하기 쉽지 않다. 그는 “예전에 취업을 했는데 성격 탓인지 1년 이상 다녀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A 씨와 B 씨처럼 사회와 단절한 채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이 서울에만 약 12만9000명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서울 고립·은둔 청년12만9000명
18일 서울시가 공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 중 4.5%가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청년 5513명과 청년이 거주하는 5221가구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및 심층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서울 인구 분포에 적용하면 최대 12만9000명의 청년이 고립·은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고립·은둔 청년 실태를 조사한 건 서울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생활고 등 위기에처했을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거나 가족 친척 외에는 대면교류를 하지 않는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고립’으로 규정했다.외출을 거의 안 하고 집에서 생활하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최근 한 달 간 구직 활동이 없는 경우는 ‘은둔’으로 규정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고립·은둔 중으로 파악된 청년 486명 중 45.5%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거나 실직했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어 ‘심리적 또는 정신적 어려움’(40.9%), ‘인간관계 형성의 어려움’(40.3%), ‘집 밖에 나가는 게 귀찮음’(39.9%)’ 등이 고립·은둔 생활의 이유로 꼽혔다. 엄소용 연세대 의대 연구교수는 “서울은 취업 또는 진학을 위해 연고 없이 유입된 청년 인구가 많다”며 “어려움을 겪어도 사회적 관계를 통해 해소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고립·은둔10명 중 1명, 10년 이상 비외출
고립·은둔 청년 2명 중 1명 이상(55.6%)은 평소 외출을 거의 안 한다고 답했다. 고립·은둔 생활을 지속한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이 가장 많았는데, 10명 중 1명(11.5%)은 비외출 기간이 ‘10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돌봐주는 가족이 있을수록 외출을 안 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고립·은둔 청년 중 18.5%는 정신건강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종합 지원정책을 올 3월 발표할 예정이다. 먼저 대학병원 및 뇌과학 진단 프로그램 등을 통한 상담을 확대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마음건강 비전센터(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설립될 경우 센터에선 고립·은둔 초기 진단부터 상담,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지원을 맡게 된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당사자 중심의 정책설계가 필요해졌다”며 “이들이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른30대 여성 B 씨도 외출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집에서만 지낸 지 6개월 이상이 됐다.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일자리를 구하러 나가겠다는 결심을 하기 쉽지 않다. 그는 “예전에 취업을 했는데 성격 탓인지 1년 이상 다녀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A 씨와 B 씨처럼 사회와 단절한 채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이 서울에만 약 12만9000명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서울 고립·은둔 청년12만9000명
18일 서울시가 공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 중 4.5%가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청년 5513명과 청년이 거주하는 5221가구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및 심층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서울 인구 분포에 적용하면 최대 12만9000명의 청년이 고립·은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고립·은둔 청년 실태를 조사한 건 서울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생활고 등 위기에처했을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거나 가족 친척 외에는 대면교류를 하지 않는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고립’으로 규정했다.외출을 거의 안 하고 집에서 생활하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최근 한 달 간 구직 활동이 없는 경우는 ‘은둔’으로 규정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고립·은둔 중으로 파악된 청년 486명 중 45.5%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거나 실직했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어 ‘심리적 또는 정신적 어려움’(40.9%), ‘인간관계 형성의 어려움’(40.3%), ‘집 밖에 나가는 게 귀찮음’(39.9%)’ 등이 고립·은둔 생활의 이유로 꼽혔다. 엄소용 연세대 의대 연구교수는 “서울은 취업 또는 진학을 위해 연고 없이 유입된 청년 인구가 많다”며 “어려움을 겪어도 사회적 관계를 통해 해소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고립·은둔10명 중 1명, 10년 이상 비외출
고립·은둔 청년 2명 중 1명 이상(55.6%)은 평소 외출을 거의 안 한다고 답했다. 고립·은둔 생활을 지속한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이 가장 많았는데, 10명 중 1명(11.5%)은 비외출 기간이 ‘10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돌봐주는 가족이 있을수록 외출을 안 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고립·은둔 청년 중 18.5%는 정신건강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종합 지원정책을 올 3월 발표할 예정이다. 먼저 대학병원 및 뇌과학 진단 프로그램 등을 통한 상담을 확대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마음건강 비전센터(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설립될 경우 센터에선 고립·은둔 초기 진단부터 상담,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지원을 맡게 된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당사자 중심의 정책설계가 필요해졌다”며 “이들이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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