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법인·부가세 '빅3 稅收' 모두 불안…"올해 10조원 덜 걷힐 수도"
작년 말부터 걷히는 속도 둔화세
경기 침체에 부동산 거래절벽
지난해 주식거래도 26.5% 급감
양도세·증권거래세 2兆 덜 걷혀
올해 세수 400.5兆로 늘려 잡아
기업 실적 악화에 법인세 확 줄듯
구조조정에 근소세도 감소 우려
"세수 펑크 땐 추경 내몰릴 수도"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5월 2차 추가경정예산을 짜면서 본예산(343조4000억원) 대비 53조3000억원 규모의 초과 세수를 예상했다. 2차 추경(지난해 최종 예산)에서 세수를 396조6000억원으로 잡은 이유다. 당시 기재부 세제실은 “매우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수는 396조원 안팎에 그치면서 겨우 ‘펑크’를 면했다. 작년 하반기 부동산·주식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어서다. 올해는 경기 하강 속도까지 가팔라지면서 세수에 비상이 걸렸다.
○양도세·증권거래세 2兆 덜 걷힐 수도
18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세수입 진도율은 94.2%였다. 최근 5년 평균(94.4%)보다 0.2%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5년 평균보다 높았는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은 12월까지 이어졌고 결국 지난해 세금은 2차 추경 때 잡은 수치보다 수천억원 덜 걷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정도면 정확히 예상한 것”이라며 “불용액(예산에 잡혔지만 못 쓴 금액)으로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재부가 지난해 8월만 해도 397조1000억원의 세수를 예상한 걸 감안하면 ‘세수 펑크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세수가 빠듯하게 걷힌 가장 큰 요인으론 부동산 양도소득세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62건이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16년 만의 최저다. 이전엔 서울 거래량이 연간 4만 건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률도 18.86%로 역대 최대였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는 양도세 감소로 이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양도세 진도율은 76.7%로 전년 동기(77.8%) 대비 1.1%포인트 낮았다.
증권거래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1월 진도율은 78.1%로 전년 같은 기간(91.2%)과 비교해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지난해 주식결제대금이 전년 대비 26.5% 줄어든 376조원에 그친 영향이 크다. 시장에선 지난해 부동산 양도세와 증권거래세가 정부 예상 대비 1조원 이상씩 덜 걷혔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그나마 2021년 실적에 부과되는 법인세와 큰 변동이 없는 근로소득세 덕분에 세수 펑크 위기를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법인세 급감 위기
올해는 본격적으로 세수 위기가 닥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재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지난해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난 400조50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법인세수가 불안하다. 기재부는 올해 법인세수를 지난해(104조1000억원)보다 9000억원 늘어난 105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 ‘어닝쇼크(기대 이하 실적)’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3조3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4조300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부동산·주식 거래세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근로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들이 지난해까지는 임금을 인상했지만, 올해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소득세(근로소득·양도소득·종합소득세), 법인세, 부가세 등 ‘빅3 세수’가 모두 불안한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국세수입을 399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예상치와 비교하면 1조1000억원 적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전 한국재정학회장) 등 일부 전문가는 10조원 이상 덜 걷힐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도병욱/정의진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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