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초대석]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윤진섭 기자 2023. 1. 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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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현장 오늘 '오후초대석' -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지난달 27일부터 청주 오송역에서 세종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간선도로에서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아닌 기계 시스템이 차량통제하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인데요. 이 노선을 운행하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라는 스타트업입니다. 이 회사의 한지형 대표 모시고 자율주행이 어디까지 왔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자율주행, 지금 청주 오송역에서 직접 운행하고 계세요. 스타트업이 그런 기술을 개발한 건데, 한 대표님은 현대차 연구소에서 계시다가 나오셨다면서요. 좋은 회사에 다니시다가 어떻게 이런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셨어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제가 연구원으로써 2015년부터 매년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이라고 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그 행사가 기존에는 가전(제품) 박람회였는데요. 2014년 전후로 자동차 회사들이 많이 진출했는데, 제가 기존 직장에서 거기 행사에 참여하면서 실질적으로 미래 자동차 시대가 기존의 정통 자동차 업계에서 스타터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눈을 뜨게 되었고, 새로운 시장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가 마침 2018년 경북 경일대학교에서 미래모빌리티 학과를 만들고, 담당 교수를 채용하고, 창업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제안이 와서 거기에 참여해서 제가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가 독특한 자율주행에 관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잖아요. 소프트웨어 기술 이전에 완성차도 직접 만든다는데 그게 무슨 뜻이에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제가 처음에는 소프트웨어로 시작했는데요. 결국에는 저희가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구현해 줄 차량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 거죠. 기존에는 양산하고 있는 차를 사고, 거기에 저희가 자율주행을 위한 장치를 장착하고 개조해서 하다 보니까 몸 따로 마음 따로였던 거죠. 소프트웨어는 돌아가는데 몸 덩어리가 제대로 구현이 안 되어서 저희가 '직접 우리 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받쳐줄 차량 플랫폼을 만들자'까지 확대되었고요. 

[앵커] 

하드웨어를 직접 만든다는 건 비용이 많이 들 텐데.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맞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만들려는 차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승용차 콘셉트는 아니고요. 보시는 바와 같이 이렇게 생긴 차입니다. 앞뒤가 없고, 운전석이 없는 박스 형태인데요. 이 차 같은 경우, 특정 지역 내에서 60km 이하의 저속으로만 움직이는 차량이죠. 그래서 일반 승용차보다는 하드웨어적으로 구상하기는 조금 더 쉬운 측면이 있고요. 아무래도 이 차의 특징은 12인승 버스이고요. 여기에 들어가 있는 소프트웨어에 맞춰서 디자인되고 설계되는 차량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버스가 오송역에 자율주행 되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에서 어디까지 어떻게 운행되고 있어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지금 충청권 BRT 버스 전용 라인에서 버스만 다니는 간선도로에서 운행하는 거고요. 오송역~세종시외버스터미널. 왕복 약 45km 구간에 대해 저희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고요. 그 차량의 경우, 시중에 판매하는 차량을 개조한 형태의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운전자가 있는 거죠, 거기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운전자라고 해야 할까요? 실제 운전은 하지 않고요. 세이프티 드라이버라고 합니다, 저희는. 운전석에서 혹시나 모를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아직까지는 양산 형태로 완벽하게 구현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안전요원이 타고 있을 뿐이고 실제 운전은 기계가 진행하는 거죠. 

[앵커] 

운전대를 가는 동안 안 잡아요, 한 번도?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한 번도 개입하지 않습니다. 

[앵커] 

그래요? 그렇게 오래 22km(를 주행)하는데?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속도는 도로의 제한 속도까지 가기 때문에 80km까지 주행합니다. 

[앵커] 

지금 좀 많이 탑니까, 시민들이?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오늘(18일) 기준 약 600명 정도의 시민들이 탑승하고 있고요. 실제 오송역에서 내려서 세종시까지 들어가시는 일반 시민들께서 전혀 이질감 없이 이용하고 계십니다. 

[앵커] 

호기심에 타보는 거죠, 지금?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호기심에 타보시는 분들도 처음에는 있었고요. 실제로 그냥 이동하기 위해서 타고 계십니다. 

[앵커] 

60km면 느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80km까지 주행합니다. 도로의 최고 속도가 80km까지라서요. 

[앵커] 

지금 무료입니까?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지금은 무료이고요. 아마 다음 달부터 유료로 바뀝니다. 버스 요금은 일반 BRT와 똑같은 2,500원 내외 정도로 진행됩니다. 

[앵커] 

그러면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소프트웨어 기술, 거기에 적용된 소프트웨어 기술은 어떤 겁니까?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보통 자율주행 토탈 솔루션이라고 하는데요. 차가 스스로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차가 주변을 보고, 인지하고, 주변 상황을 판단해서 궁극적으로는 액셀, 브레이크, 핸들을 제어하는 인지판단제어기술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기업들이 인지판단제어기술을 많이 하는데, 저희 회사만의 차별점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다 보니 차 혼자 인지판단제어를 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그거 가지고는 완벽한 자율주행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프라와의 연동, 그리고 혹시나 차가 비상상황에서 스스로 운전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원격 주행, 관제센터 연동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이 융합되어야만이 완벽한 자율주행이 구현되는데요. 전체적인 기술을 다 가지고 있고, 이런 시스템을 다 구축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교통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해서 제어하려면 센서신호기능 접촉 이런 걸 굉장히 민감하게 잘해야 할 텐데, 터널이나 산악지대 이런 데에서는 어떻게….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맞습니다. 사실 자율주행 초기 단계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기술은 GPS를 통해 받다 보니, 복잡한 고층 빌딩이 있는 도심이라든지 터널에서는 사실 위치 인지를 잘 못 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는데요. 요즘은 기술이 많이 발달하다 보니 GPS에 의존하지 않고 정밀 지도와 차량에 장착한 센서를 통해 내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요. 저희도 그 기술이 굉장히 우수하기 때문에 터널이나 도심이나 산속에서 비정상 작동하는 요인은 전혀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우리나라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같은 기업의 기술을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있다고 봐야 해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사실 제가 그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요. 저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물론 저희가 일부 뒤처져 있다고 답변드렸었고요. 그렇게 크진 않지만 일부 뒤처져 있다고 하는데. 지지난주 1월에 CES에 다녀와 보니, 이제는 비슷한 수준까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율주행이라는 기술이 차 자체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인프라와의 연동, IT와의 연동, 통신기술 모든 게 융합적으로 되어야 하나의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나오는 건데 우리가 자동차 분야에 대해, AI 분야에 대해서는 일부 부족할지 몰라도 통신인프라 IT 기술 쪽은 훨씬 우수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동등한 수준으로 오지 않았나 생각했고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를 보면 전 세계 200년 자동차 역사를 다 따라잡았는데 자율주행차 역사는 10년도 채 되지 않았고요. 그래서 사실 동일선상에 있는 정도의 수준이지 50보, 100보 차이이기 때문에 우리가 뒤처져 있어서 우리가 부족하다는 인식보다는 동일선상에서 출발하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자율주행' 하면 구글의 웨이모인가요? 거기가 가장 앞서있다고 하는데 그 회사와 비교해 보면 어때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사실 구글의 웨이모가 전형적인 자율주행으로 유명한 회사이고 그 회사 같은 경우, 차량에 장착된 센서만으로 주행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차에 장착된 센서만으로 주행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제가 보기에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자율주행이 그 기술만이 아니라 다 융합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차 자체적으로 봤을 때는 저희가 조금 부족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보완할 수 있어서 제가 봤을 때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고는 말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오송~세종시외버스터미널을 왔다갔다 하는 걸 BRT 노선으로 하고 있는데, 그러면 앞으로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구현하는 차의 대수를 늘리고, 지역을 확대하고. 단기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사실 완전 자율주행 시장이 아직까지는 상용화가 되진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2025년에 대중교통부터 확대하겠다고 하고요. 그전까지는 시범사업 위주로 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전국 12개 도시에서 시범사업, 실증사업을 하고 있고요. 궁극적으로 저는 자율주행이라는 차량이 기존에 있던 자동차 시장처럼 B2C 시장이라든지 하나의 차가 하나의 제품이 된다는 개념에서 이제 자율주행차가 기존 철도나 지하철, 트램 같은 도시의 인프라 같은 개념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시티라든지 신도시 사업에 같이 도시 하나의 구성 요소로써, 인프라로써 확대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그런 개념으로 저희 회사가 가지는 비즈니스 모델도 도시의 발달과 함께 같이 커 나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형화된 스마트 시티, 이런 데에서 부분적으로 달릴 수밖에 없는 거죠, 현재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런 거죠?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현재 기술로써는, 네. 제가 봤을 때는 인프라와의 연동. 제한된 지역에서, 제한된 환경에서 완전 무인으로 주행하는 그런 수준으로 시작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게 활성화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릴까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그렇겠죠. 

[앵커] 

그러면 완전 자율주행이 언제 가능할 거라고 보십니까?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우리가 생각하는 정말 자율주행,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으면 어디든 가고, 고향집이든 시골이든. 그런 차량의 경우,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20~30년은 걸리지 않을까. 

[앵커] 

완전 자율주행은 20~30년. 그러면 그 사이에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어떻게 돈을 벌고 수익을 내서 살아가죠?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런 신도시 내에서 제한된 지역 내에서 움직이는 완전 자율주행차 개념으로, 도시 인프라 개념으로 접근하는 거고요. 도시가 만들어지면 거기에 가로등을 세우고, 도로를 닦듯이 자율주행차가 그 도시의 교통 솔루션으로 들어갈 거고 저희는 거기에 납품하는 형태이고요. 아무래도 저희는 차 자체를 판매함으로써 얻는 수익보다는 소프트웨어 가격이 되는 거죠. 사람이 어떤 운행할 수 없는. 요즘 인구도, 일자리 인력도 많이 부족해지고 있는데 그런 영역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이 운전하기에는 수익이 안 나는 도서벽지라든지 그런 교통소외지역에 대한 교통문제를 해결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면 아무래도 무인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는 거죠. 

[앵커] 

완성차, 현대차라고 하면, 완성차들이 저런 걸 똑같이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위험하지 않아요?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저희도 사실 이런 완성차 업체들이 이 시장에 들어오길 기대하고 있고요. 왜냐하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의 파이가 커졌다는 걸 의미하는 거고. 저희도 어차피 이 시장을 저희가 전체를 다 하겠다는 건 아니고요.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아무리 많이 점유율을 차지해도 20%를 넘지 못하거든요, 한 회사가. 그래서 이 시장이 커지고 그 안에서 저희는 저희가 갈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 확실한 위치를 잡는다면 저희는 경쟁이라기보다 같이 이 산업을 키워나가는 동반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회사를 세운 지 얼마 안 됐는데, 이익은 내고 있습니까? 

[오토노머스 한지형 대표] 

지금 저희가 만 4년 반 됐고요. 아직 저희가 많은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년에는 흑자였지만, 사실 많은 기술개발이 투자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부 적자가 되고 있는데요. 대신 저희 같은 경우, 지금 순수 연구개발을 다 자부담한다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도 이 자율주행 사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정부 지원금이라든지 정부 R&D 사업, 실증 사업들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사업에 참여하면서 연구개발비라든지 인건비를 보조받기 때문에 사실 실질적으로 그렇게 많은 적자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요. 어느 정도까지의 수익은 확보하면서 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산업을 육성해야 하니까 그런 프로젝트들이 꽤 많이 있군요. 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한지형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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