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서현우 "박소담과 학과 선후배 사이, 이하늬와 동갑이지만 누나 같아" [인터뷰M]

김경희 2023. 1. 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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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령'을 통해 또 한 번 관객의 시선을 훔칠 서현우 배우를 만났다. 서현우는 '유령'에서 통신과 암호 해독 담당 '천은호' 계장을 연기하며 조선인이지만 일본어와 암호 체계에 능통한 인물로 호텔에 감금된 후에도 ‘카이토’의 명으로 ‘유령’이 동료들에게 보낸 암호문을 해독하며 어떻게든 경성으로 돌아가려 애쓰는 인물을 그려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서현우는 영화 '유령'의 현장이 정말 화기애애했다고 이야기하며 "지난밤에 뭐 했는지, 전날 뭘 먹었는지까지 다 이야기할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인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다가도 슛이 들어가면 현장에 긴장감이 생기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 들었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누가 '유령' 인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그 와중에 어떤 이들은 뜻을 합쳐 누군가를 모략하기도 하고 경계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은밀한 관계들이 계속되는 유기적인 작품에 맞게 인간적인 케미나 성향도 잘 맞았다며 서현우는 "뭘 하고 싶고 뭘 원하는지 바라만 봐도 소통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라는 이야기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며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면 독특한 인물이 한두 명 있을 수 있고, 특히나 배우들은 자기 욕심이 강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우리 현장은 남이 더 잘 할 수 있게 밀어주기를 많이 하는 현장이었다. 상대가 더 빛이 날수 있게 배려를 해 주다 보니 결국 내가 연기할 때 상대방도 배려를 해줘 내 연기도 빛이 나게 되는 앙상블이었다."라는 말로 누구 한 사람이 아닌 모든 배우들이 하나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해 줬음을 알렸다.

이 작품에 뒤늦게 투입돼 2주 만에 엄청난 양의 일본어 대사를 소화해야 했던 박해수에 대해 서현우는 "박해수가 주도하는 장면에서는 모두가 속으로 걱정 반, 기대 반을 하고 있었다. 그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움을 줄지 다들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매끄럽게 리허설 겸 테이크를 가는 게 너무 멋져서 모두 일어서서 기립 손뼉을 쳐 줬다. 앉아서 리액션을 할 때도 어떻게 하면 더 쫄깃한 긴장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하며 하게 되더라."라며 동료 배우로서 어떤 마음으로 현장에서 응원하고 함께 연기에 임했는지 이야기하며 배려하는 현장이 어떤 건지를 예로 들었다.

서현우는 "박해수 선배는 대단하더라. 캐릭터로 보면 너무나 악랄한 인물인데, 일상에서는 너무 귀여운 형이었다. 일상의 모습과 배역의 대비가 너무 커서 정말 굉장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분의 연기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가 느껴지더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께 환장의 케미를 선보인 박소담에 대해서도 각별한 인연을 밝혔다. 한예종 연극원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던 선후배 사이라고 이야기하며 "독립영화도 같이 찍었고, 한 교실에서 수업도 같이 들었던 동문을 현장에서 만나 작업하는 게 너무 신기하며서 놀라웠다. 저도 저대로 활동하고 있었지만 박소담이 굉장히 배우로 성장하고 성숙해서 연기를 하지 않는 순간에도 너무 멋있어졌더라. 박소담 덕에 완벽히 캐릭터에 녹아들어서 저희들 연기 때문에 현장에서 스태프들은 많이 웃었지만 저희는 이 이상 진지할 수 없게끔 빠져들어서 연기할 수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박소담과 함께 앙증맞은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을 선보인 서현우는 "그 장면은 저의 아이디어였다. 대본에는 '감격한 나머지 감동의 눈빛으로 하이파이브를 건넨다'라고 적혀 있었는데 대본 리딩을 하면서 보니 양손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면 어떨까 싶어서 입술로 티켓을 물고 귀엽게 두 손을 들어 올리는 포즈를 하게 되었다."라며 비하인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하늬에 대해서는 "저와 동갑인데 이상하게 누나 같은 면이 있더라."라며 뜻밖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에너지가 굉장히 좋은 친구라 지칠 때 배우들을 이끌어주고 현장 분위기도 잡아주는 정말 대단한 친구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았고, 평소의 말이나 생각을 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겠더라. 진짜 매력적인 친구다"라며 동갑내기임에도 배울게 많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작품에서 설경구와 함께 연기한 것이 '역사적인 순간'이었다는 서현우는 "배우를 꿈꾸기 전부터 설경구의 연기를 봐 왔고,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설경구였다. 그런 선배와 함께 연기를 한다니 리딩 할 때도 너무 긴장이 되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선배의 눈빛을 봤는데 굉장히 고요했다. 마치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라고 하는 거 같았다. 그 아우라와 포스에 긴장이 저절로 정돈이 되었다. 현장에서도 모든 스태프의 이름을 다 기억해 주시고 한 명 한 명 컨디션을 체크해 주시고, 아버지, 삼촌같이 분위기를 잡아주시더라."라며 설경구와의 연기 호흡이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자랑했다.

같이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 칭찬 일색이었지만 그의 이야기는 형식적인 말로 들리지 않았다. 그는 "요즘 사는 게 너무 즐겁다. 지금까지 제가 선보인 작품이 캐릭터가 다 다른 색채의 인물이라 배우로서 감사하기도 하고, 이런 캐릭터는 결코 혼자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게 아니다. 예전에는 혼자 고민하고 만들고 준비한 걸 현장에서 보여주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작품을 하면 할수록 왜 의상과 분장, 미술, 소품, 조명, 촬영팀이 존재하는지 정말 알겠고, 이런 전문 스태프들과 함께 하는 작업이 뭔지를 알겠더라. 시야가 더 넓어졌다. 예전에는 멋모르고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는데 이제는 속속들이 뭐가 감사한지를 정확하게 알겠고 감사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 든든하다. 이런 스태프뿐 아니라 저를 그 캐릭터로 대하고 리액션 해주는 배우들이 있기에 외롭지 않고 같이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가 출연한 작품들이 계속 공개되고 있는데 길에서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생길 때마다 이런 일이 다 주변의 도움 덕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높아진 인지도와 더불어 높아진 주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 '유령'은 오늘 개봉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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