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부장님 욕하더니 ‘라떼’ 타령이 웬말?…‘젊꼰’·‘늙꼰’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하여

KBS 2023. 1. 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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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월18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구기욱 / 퍼실리테이터·쿠퍼실리테이션그룹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118&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왜 말이 없어? 상사가 얘기하는데..."
"자꾸 똥 군기 잡으려고 하는데... 나 같으면 그럴 시간에 일이나 하겠어요"
"나 때는 말이에요, 상사가 얘기하면 넙죽 엎드렸거든요"

[앵커]
조직 생활에서 소통은 이렇게 늘 어렵습니다. 상사는 행여나 '꼰대' 소리 들을까, 젊은 후배는 악의가 없었는데도 무례하다고 오해받을지 않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조직 내 소통 전문가 구기욱 퍼실리테이터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앵커]
상대방한테 명함 주면 일단 의아해하지 않으세요? 이거 무슨 직업이지?

[답변]
퍼실리테이터가 생소한 말이어서 꼭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앵커]
이게 정확히 용어의 의미가 뭐예요? 퍼실리테이션.

[답변]
한자 말로는 촉진. 우리말로는 북돋음 이렇게 번역할 수 있는 말인데요.

[앵커]
뭘 붇돋아 준다는 말일까요?

[답변]
사람들이 대화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앵커]
소통 전문가. 대화의 막힘을 뚫어주는 그런 어떤 연결자 그런 것 같습니다.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생소한 직업을 어떻게 알게 되셨고 어떻게 이 길로 들어서게 됐는지.

[답변]
제가 공직 생활을 했었거든요. 그때 연수원에 근무하게 되었는데 그 근무를 하면서 퍼실리테이션이란 말을 처음 듣게 됐습니다. 그 전에 공무원을 하면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여러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되잖아요. 그리고 그 결과로 하나의 어떤 정책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그 일이 만만치 않았거든요.

[앵커]
혹시 어느 부처에 계셨습니까?

[답변]
행정안전부에 있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민원이 많은 부서다 보니까 여러 가지 소통의 어려움을 겪었고 그래서 새로운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되신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은 주로 기업? 개인? 어떤 사람들을 상대로 코칭을 하시나요?

[답변]
기업을 요즘은 주로 많이 가고 있고요. 공공기관 그다음에 지역사회 다양한 곳을 다니면서 소통을 돕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직장인들은 이런 조직 생활, 조직 문화에서 어떤 걸 가장 힘들어합니까?

[답변]
역시 좀 진부할 수 있지만 소통을 가장 힘들어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본인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생각하는 겅우들이 많습니다.

[앵커]
누가 왜 희생자라고 느끼나요?

[답변]
CEO는 CEO대로 내가 내 능력만큼 구성원들이 따라주지 않으니 힘들다. 그래서 나는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힘들다 이렇게 말을 하고요. 신입사원은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은 이거보다 훨씬 많은데 내가 회사에서 맡은 일이란 고작 이거밖에 안 돼. 그리고 또 다른 회사를 가면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난 여기 있기 때문에 적게 받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앵커]
그래서 요즘 조직 문화에서 이슈가 되는 게 꼰대.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까?

[답변]
그래서 그런 것들을 서로 주장을 하다 보면 서로의 말은 일견 옳아 보이지만 서로 대립하는 일이 발생하잖아요. 그래서 꼰대가 무엇일지를 한번 다시 생각해보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성실하게 모아서 그 모은 것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려는 사람 이게 꼰대입니다.

[앵커]
나쁜 의미가 아니네요.

[답변]
네. 옳은 것, 성실한 것, 책임감 다 좋은 말이죠. 그런데 이 세 가지가 모여서 만들어낸 꼰대라는 그 뉘앙스는 매우 안 좋은 느낌으로 들리잖아요.

[앵커]
우리가 보통 나이 많은 사람을 꼰대로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은 아시죠? 주현영 씨, SNL의 주현영 캐릭터 같은 젊은 꼰대도 있다고 합니다. 젊꼰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을 젊꼰이라고 하나요?

[답변]
요즘은 나이가 젊더라도 굉장히 학창 시절에 공부도 많이 했고요. 취업을 위해서도 공부를 많이 했고 그리고 이후에 이런 미디어라든지 또는 유튜브라든지 이런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계속 공부를 하게 되잖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나름 옳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러면 그 옳은 걸 젊더라도 실현하고 싶은 거죠.

[앵커]
그러니까 결국은 꼰대가 문제가 되는 거는 어떤 나이로 가르는 게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현재 세대를 평가하려는 그게 바로 문제라는 건데 결국 이런 소통의 단절이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잖아요. 이런 거 어떻게 해결을 하라고 도와주시나요?

[답변]
그래서 서로 옳다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은 맞는데 부분적으로 옳다는 것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퍼실리테이터가 부분적으로 옳은 것들을 꺼내놓게 하는 거죠.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무엇입니까? 또 당신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무엇입니까를 묻고 한꺼번에 보게 하면 아, 나만 옳은 게 아니었구나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거죠.

[앵커]
보통 회의하는 그런 자리에서 서로의 생각들을 다 꺼내놓고 적어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

[답변]
그래서 리더가 이 사람, 두 사람일 때는 두 사람에게 각각 물어보고. 그래서 리더가 본인의 주장만 앞세우기보다는 상대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이게 매우 중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이 젊은 세대들은 요즘 빅마우스라고 하잖아요. 남 신경 안 쓰고 자기 할 말만 계속 쏟아내는 그런 상사, 이런 사람 회의 들어오면 너무 피곤하다.

[답변]
그럴 수 있어요. 그래서 만약에 상사 스스로가 그런 사람이라면 회의를 진행하는 역할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보는 것도 좋고요. 그다음에 본인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다고 하면 질문을 좀 더 해보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각각의 의견을 적어 내보게 하기도 하고 또는 말을 하면 내가 적어주기도 하고. 그런 상사의 모습 되게 멋있어 보이잖아요.

[앵커]
이건 젊은 세대의 불만이었고 또 상사의 입장에서는 요즘 신입사원들은 왜 퇴근하고 나면 연락이 안 된다 이런 불만도 갖기도 하거든요. 이런 건 어떻게 조언을 하시나요?

[답변]
연락이 안 된다고 했을 때 미리 단정 짓는 걸 우선 하지 않아야 됩니다. 그러니까 요즘 것들, 나쁜 애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이렇게 그 사람에게 탓을 돌리기보다는 역시 한 번 더 물어보는 것. 나는 퇴근 시간이지만 내가 급한 일이어서 연락을 했을 때는 연락 받기를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았는데 혹시 무슨 연유가 있었는지 또는 어떻게 그 점에 대해서 생각하는지를 묻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단은 퇴근 후에 연락하면 당연히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바뀌어야 된다라는 말씀이시고요.

[답변]
그게 본인에게는 옳은 것이었는데 상대방에게는 아닐 수도 있었던 거죠.

[앵커]
요즘 기업들 상대로 강의도 많이 다니신다고 들었는데 어쨌든 소통을 우리가 그동안 관심 자체가 없었다가 그렇잖아요. 시키는 대로 해야지, 직장 들어가면. 이렇게 생각하다가 일단 소통이라는 거에 관심을 갖게 된 자체가 긍정적인 변화라고 보는데 실제 기업 현장에서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답변]
수평 문화에 대한 굉장히 높아졌고요. 그다음에 많은 조직들이 조직개발팀, 조직문화팀 또는 혁신팀 이런 팀들을 만들어서 전담팀을 두어서 그 조직의 수평적 문화를 육성하고 길러내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스타트업들이 그런 수평적인 문화 많이 강조하긴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닉네임 쓰거나 청바지 입고 출근한다든지 이런 약간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실질적으로 위계에 의존한 그런 불통은 여전하다는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답변]
맞습니다. 거기의 핵심은 의사결정입니다. 의사결정을 누가 하느냐가 수직이냐 수평을 결정짓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스타트업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의사 결정권이 최상층부에 몰려있다면 아무리 청바지를 입고 다니더라도 그 조직은 수직 조직이라고 말하죠.

[앵커]
퍼실리테이터로 실제 활동을 하시면서 정말 어떤 조직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직원들이 정말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어떤 변화가 나타난 사례가 있습니까?

[답변]
이게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래서 저희가 했던 한 자동차 회사 같은 경우에는 서로 부서 간에 갈등이 굉장히 심했거든요. 그래서 그 부서 간에 이 업무는 당신의 업무다, 우리 업무다 이런 갈등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같이 모여서 대화해보자. 과거에는 그런 대화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모여도 말하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저희가 가서 퍼실리테이션 하니까 너무 말을 잘하고 서로 그 소통이 되는 경험을 함으로써 다음에 또 할래요, 이렇게 변화가 되었습니다.

[앵커]
보통 그런 변화가 이뤄지기까지 얼마 정도.

[답변]
최소한 2, 3년은 걸립니다.

[앵커]
2, 3년. 퍼실리테이터, 조직을 많이 경험해본 사람 입장에서 21세기 리더로서 이런 자질을 꼭 갖춰야 한다. 이런 소통의 자질이 필요하다라고 보시는 건 어떤 걸까요?

[답변]
과거에는 대체로 리더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다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었었죠. 그래서 소위 텔링, 말하는, 말하는 리더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말하는 것 여전히 하셔도 좋습니다. 그런데 질문도 같이 해라.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앵커]
알겠습니다. 듣고 보니까 가장 적은 비용으로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바로 소통, 조직문화의 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구기욱 퍼실리테이터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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