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은지 PD "송골매, 아이돌·트로트 양분된 음악계에 선물"

이재훈 기자 2023. 1. 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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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
21일 오후 9시20분 KBS 2TV 방송
38년 만인 작년 다시 뭉친 배철수·구창모, 투어 마침표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배철수, 편은지 PD, 구창모.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 기자간담회. 2023.01.18. (사진 = KBS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최근 대중음악계 흐름은 아이돌과 트로트 둘로 양분화(兩分化)된 느낌이에요."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 연출을 맡은 편은지 제작 PD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렇게 진단내리며 '록 마니아'도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편 PD의 생각은 단지 짐작이 아니다. 실제 지난 9월 11~12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케이스포돔(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 열망'이 증명한 사실이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배철수(70)·구창모(69)가 기타를 들고 꾸민 로킹한 무대에 양일간 약 2만명이 운집했다. 배철수와 구창모가 송골매라는 이름으로 함께 공연한 건 38년 만이었다. 구름 같은 무빙 스테이지를 타고 송골매처럼 공중을 비상하는 이들의 공연에 '불멸의 이카로스, 38년 만에 두 날개 다시 단 청춘의 클래식'이라는 수식도 붙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록에 대한 '덕질'을 일깨웠다.

편 PD는 "음악 취향이 꼭 아이돌이나 트로트가 아니더라도 다른 장르, 특히 록에 심취된 리스너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배철수 역시 "사실 우리가 가장 록음악을 많이 들었던 세대"라고 거들었다.

사실 편 PD는 '덕질'에 일가견이 있다. 지난해 송가인·임영웅·장민호의 팬들, 즉 팬심을 주제로 삼아 주목 받았던 KBS 2TV 음악 예능 '주접이 풍년'이 그녀의 작품이다. 어릴 때부터 예능PD를 꿈 꾼 편 PD의 메인 연출 입봉작이었다. 그런 그녀가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팬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이유다.

편 PD는 "지금 어머니 세대 분들은 80년대에 청춘을 보내셨잖아요. 자녀와 가정을 위해 희생하신, 문화적으로 소외된 분들이 아닐까 싶은데 그 분들 마음에 선물을 드리는 게 가장 큰 기획의도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뉴시스]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 현장. 2023.01.18. (사진 = KBS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 KBS는 여러 톱 가수들의 콘서트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20년 추석 '나훈아 콘서트'를 시작으로 작년 설 '심수봉 콘서트', 같은 해 말 송년 특집으로 선보인 '임영웅 콘서트'까지다. 다만 라인업은 비교적 트로트에 쏠린 느낌이었는데 이번 송골매로 다양성도 획득했다. 특히 송골매는 작년 추석 연휴엔 오프라인 콘서트, 올해 설 연휴엔 TV 콘서트로 명절 대표 밴드가 될 기세다.

편 PD는 "이런저런 이유로 설 명절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송골매의 명곡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음악"이라면서 "배철수·구창모 선생님의 40년 만의 만남이 두 분에게도 값진 일이지만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주신 팬들에게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송골매는 항공대 내 캠퍼스 그룹사운드 '활주로' 출신인 배철수를 중심으로 1979년 결성됐다. 이후 홍익대 내 캠퍼스 밴드 '블랙테트라' 출신 구창모와 김정선이 합류하면서 꼴을 갖췄다.

1982년 배철수·구창모가 본격적으로 함께 활동을 시작한 2집의 타이틀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당시 최고 가요 프로그램이던 'KBS 가요톱텐'에서 5주간 1위를 차지했고 후속곡인 '모두 다 사랑하리' 역시 4주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 해를 빛낸 최고 인기 가수를 선정하는 'KBS 가요대상'에서 1982년부터 1985년까지 4년 연속으로 '록 그룹상'을 수상하며 1980년대를 대표하는 록 밴드로 군림했다. 1984년 구창모 탈퇴 이후 배철수 중심으로 팀을 꾸렸고, 1990년 9집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작년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인천으로 이어지는 전국투어를 돌면서 귀환을 알렸다.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DJ로도 유명한 배철수는 이번에 성료한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무대를 끝으로 '현역 뮤지션'으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다. '40년만의 비행' 무대가 투어의 마침표가 되는 셈이다. 배철수·구창모로 구성된 '송골매 완전체'를 만나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 송골매. 2022.11.24. (사진 = PR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배철수는 "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이 방송을 끝으로 (내 송골매 무대는) 끝난 거라고 생각한다"고 다시 확인했다. 다만 구창모는 "세상일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이번 '40년만의 비행'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하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명작 드라마인 tvN '나의 아저씨'(2018)에 주인공 '박동훈' 역을 맡아 송골매의 '아득히 먼 곳'을 불렀던 이선균이다. 그는 과거 뮤지컬 '그리스' '록키호러쇼' 등에 출연한 적이 있다. 송골매의 '모두 다 사랑하리'를 리메이크했고 작년 4월 발매한 솔로 음반 '그레이 수트'에서 프로그레시브 록 장르를 내세운 한류그룹 '엑소' 멤버 수호,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시절부터 공공연하게 80년대 송골매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던 장기하도 나온다.

'40년만의 비행'은 오는 21일 오후 9시20분 KBS 2TV에서 방송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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