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韓 인플레 둔화 속도, 주요국보다 더딜 수도"(종합)
기사내용 요약
"올해 물가 중점…경기·금융안정 상충 고려할 것"
"부동산 어려움 나타날 가능성 배제하기 어려워"
"시장금리 인하 예상…장기금리 낮아질 가능성"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이창용 총재가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 및 금융안정과의 trade-off(트레이드 오프·상충)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최종 기준금리)이 종료됐다는 시장의 전망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오후 3시에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국과 비교한 한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을 주제로 모두발언을 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 "올해는 국가별로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한은은 이러한 정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이 CPI(소비자물가지수)에 뒤늦게 반영되며 주요국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식품·원자재를 포함한 경제 내 총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를 뜻한다.
이 총재는 지난해 유로지역의 전기·가스요금 등 에너지요금 상승률이 40%를 웃돈 반면 한국에선 13%에 그친 점을 그 이유 중 하나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유가 수준이 지난해보다 낮아지더라도 한국의 경우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압력이 올해 중 전기·가스요금 등에 뒤늦게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원인플레이션은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경기하방압력이 커지면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 총재는 금융안정과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채문제로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단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봤지만, 부동산 관련 부문과 관련해선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올해 첫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떨어진 현상과 관련해선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가 금통위 세 분은 3.5%로 생각, 세 분은 3.75%로 생각한다고 명시하며 3.75%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예상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더 큰 이유는 지난 연말 일어난 레고랜드 사태 이후 한국 금융시장에 리스카가 크게 인상돼, 기준금리를 올린 이상으로 시장금리가 굉장히 많이 올라갔다"며 "그것이 많이 안정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떨어졌고 국채 금리도 같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이 총재는 "지금 물가가 떨어지고 경기성장률(growth rate·경제성장률)이 둔화(slowdown)되면 단기금리보다 중장기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자연스럽게 금리가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내려가는 폭은 당분간 제약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단기 금리보다는 앞으로 장기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며 "기준금리는 올라도 2~3년 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BOJ는 단기금리(정책금리)를 -0.1%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 연준(Fed) 결정이 많은 영향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중앙은행입장은 당분간 통화완화정책을 계속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일본 정부의 결정(이) 중요하지만 미국 달러화의 강달러 추세가 바뀔 것인지, 다시 강달러 추세로 갈지에 의해서 일본 YCC(수익률곡선 컨트롤) 정책이 받는 압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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