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금리로 잇단 자금조달···리츠株의 시간 오나

김성태 기자 2023. 1. 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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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치 밑도는 5%대 금리 앞세워
NH올원·롯데, 리파이낸싱 성공
이자비용 우려 잠재워 투심 회복
KRX리츠 TOP10지수 올 6.5%↑
전문가 "1분기가 매수 타이밍"
[서울경제]

리츠가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우려를 잠재우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 올해 롯데리츠와 NH올원리츠가 예상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동안 부동산담보대출 만기가 돌아온 리츠들이 과거보다 훌쩍 높아진 금리에 대출 차환을 하게 되면 배당금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증권가에서는 리츠 매수 시기가 왔다는 조언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리츠TOP1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2포인트(0.63%) 오른 912.23에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SK리츠·롯데리츠·제이알글로벌리츠·ESR켄달스퀘어리츠·신한알파리츠 등 대표 리츠 10종을 추종한다. 이 지수는 올 들어 6.48% 오르며 코스피의 상승 폭(5.90%)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 NH올원리츠(12.79%)와 ESR켄달스퀘어리츠(10.40%), 제이알글로벌리츠(9.50%), 롯데리츠(7.89%), 신한알파리츠(6.90%) 등 대부분의 리츠가 올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츠 반등은 자금 재조달 시 금리가 예전보다 지나치게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줄었기 때문이다. 리츠들은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주가가 급락했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고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이는 이자비용 증가→배당금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지난해 초 1.30% 수준에서 12월에는 4.03%로 273bp(1bp=0.01%포인트) 뛰었다.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며 부동산 매각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롯데리츠는 지난해 11월 4일 장중 고점 대비 45.93% 하락한 3325원까지 밀렸다. NH올원리츠도 같은 해 10월 고점 대비 48.82% 떨어졌다.

연초 NH올원리츠가 우려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로 자금 재조달에 성공하며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고 있다. NH올원리츠는 1180억 원에 대한 자금 재조달을 마쳤다고 3일 공시했다. 금리는 변동금리로 CD91물 금리에 130bp를 가산했다. 이날 기준 5.00% 수준으로 과거보다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7%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보다는 한결 나은 상황이다. 롯데리츠도 2000억 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담보대출 1300억 원은 CD 91일물에 208bp를 가산했고 담보부 사채 700억 원은 5.687%에 조달을 마쳤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롯데리츠의 리파이낸싱 가중평균 차입금리를 6.26%로 가정한 배당수익률은 4%대 중반대인데 실제 조달금리가 이보다 낮아져서 기존 주주들의 취득 단가(5100원) 기준 배당수익률이 5% 이상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종가(4305원) 기준 시가 배당률은 약 5.9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NH올원리츠는 극단적인 유동성 리스크 해소로 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롯데리츠의 경우 회사채 및 담보대출 금리가 예상보다 낮은 5%대 후반에 결정되면서 최근까지 활용해야 했던 약 6.4%의 금리 대비 약 50bp의 금리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자금을 재조달해야 하는 리츠들도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신한알파리츠는 3월에 435억 원, 롯데리츠도 같은 달 4580억 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마쳐야 한다. 기존 이자율은 각각 2.90%, 2.00%였다. SK리츠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역시 6월에 각각 1200억 원, 550억 원을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리츠는 그룹사의 장점을 활용하면 큰 무리 없이 리파이낸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변동금리를 택해 금리 하락기가 시작되면 수익률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를 리츠 매수 시점으로 제안한다. 리츠들이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저점을 다지고 소폭 올랐지만 업황 개선으로 향후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배당수익률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양호한 금리에 리파이낸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개별 리츠의 주가 회복은 물론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며 “과도한 리스크가 걷히는 올해 1분기는 K리츠의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운용사들의 역량을 판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리츠가 어떤 자산을 편입해서 가치를 키울지 판별하는 것이 다시 중요해졌다”며 “투자 시 운용사의 과거 사례를 확인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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