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그들은 왜 다보스포럼 반대 시위에 나섰나

박영서 2023. 1. 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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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활동가들이 17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AP연합뉴스

올해도 예외없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반대 시위가 열렸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전 세계의 리더들이 기후위기를 비롯한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다보스포럼 연차총회를 맞아 이 행사를 반대하는 기습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스위스 장크트갈렌주(州)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행사장으로부터 자동차로 1시간40분 정도 거리인 알텐라인 SG 공항 부근에서 이날 오전 기후 활동가 30여명이 비행장 진입로를 막아서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나무로 된 구조물에 '1%를 위한 행사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글을 적은 현수막을 내걸고 20분간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까지 차량 접근은 통제됐습니다.

활동가들은 다보스포럼 참석자들 일부가 알텐라인 SG 공항에서 내려 다보스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날 시위로 항공기 운항은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습니다.

다보스포럼 개막 하루 전인 15일에는 다보스포럼 행사장인 국제회의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스위스 사회주의 청년정당 당원들과 기후 활동가들이 함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국제회의장으로 향하는 도로 주변에서 다보스포럼을 '세계 신식민지 포럼'(World Neocolonial Forum)이라고 비꼬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사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매년 1월마다 2000∼3000명에 이르는 전 세계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모여드는 다보스포럼은 환경 문제와 양극화를 비롯해 다양한 주장을 펴는 활동가들의 시위 무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던 셈입니다.

이렇게 시위가 일어나는 것은 전 세계가 수많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만 하는 각국 정상들은 이번 행사에 대거 불참했습니다.

각국 정상 52명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은 빠졌습니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참석한 인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뿐입니다.

그렇지만 참석 인사들은 저마다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도마 위에 올리며 견제에 나섰습니다. 그는 17일 특별연설에서 IRA가 향후 10년간 친환경 기술에 3690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일부 인센티브 제공과 관련해 미국 IRA의 특정 요소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미국 측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의해온 이유"라며 "가령, EU 기업들과 EU에서 제조된 전기차들도 IRA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날 연설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가 향후 어떤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미 행정부 관리들과 의원들은 IRA를 겨냥한 비판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양새입니다. 마틴 월시 노동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RA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 우리가 국제무대 리더가 되게 하는 산업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전세계적 기회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재정투자 필요성도 강조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다보스포럼에 온 케리 특사는 "이대로라면 국제사회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협정을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지난 몇 년간 내가 배운 교훈은 돈, 돈 그리고 돈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저탄소 경제를 자리잡게 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큰 돈을 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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