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과학기술과 역사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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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휴가 때 베트남을 방문했다.
여러 관광지 중 후에 왕궁을 둘러볼 때 만난 20대 초반의 베트남 가이드가 기억에 남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VKIST의 연구자는 베트남의 다른 연구소 연구자보다 5배 이상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베트남도 한국식 정부 출연 연구기관 시스템을 받아들여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싶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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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IST에 들어가면 최신 과학기술을 배우면서 나라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다른 연구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급여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VKIST의 연구자는 베트남의 다른 연구소 연구자보다 5배 이상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지난 17일, 베트남 하노이 호아락 하이테크파크에서는 VKIST 준공식이 개최됐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수교 20주년인 2012년 서울에서 열린 한·베 정상회담 당시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KIST를 벤치마킹한 연구소 설립을 요청했다. 이후 양국은 총 10년간 우리의 무상원조 3500만달러를 포함, 총 7000만달러의 재원을 투입해 베트남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연구소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KIST를 통해 과학기술을 빠르게 산업에 접목했고, 산업 전반을 중화학공업으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베트남도 한국식 정부 출연 연구기관 시스템을 받아들여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싶다는 취지다.
VKIST의 탄생은 국내 과학기술계에서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표현한다. 1965년 설립된 KIST는 당시 미국이 벌였던 베트남전쟁에 전투병을 파견한 대가로 받은 원조였다. 시간이 흘러 우리가 베트남에 원조 형식으로 연구소를 지어준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 새로운 한·베트남 시대를 열고 있다. 과거 서로 총구를 겨눴던 역사를 뒤로하고 이제는 경제와 문화, 과학기술을 교류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VKIST 같은 좋은 사례들이 늘어나 과학기술로 평화와 번영이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산업IT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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