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차 소환·측근 수사' 압박수위↑…이재명 "당당히 맞설것"(종합2보)
檢, 대장동 핵심관계자·김성태 회장도 체포…李 정조준 노골화
(서울=뉴스1) 이서영 김경민 강수련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오는 28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고 수없이 많은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해야겠으니 제가 27일이 아니고 28일 토요일에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가 운영에는 3가지 중요한 요소 있다"며 "첫째는 공동체 안녕을 지키는 안보, 둘째는 공동체 구성원들 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공정한 질서, 세 번째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만드는 민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중에 구성원 간의 공정한 질서를 유지하는 일을 우리가 보통 경찰 사법이라고 부르고, 그중에서도 사법 영역은 매우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질서 유지가 가능하다"며 "검찰 권력 행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그래서 공평하고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오늘 우리의 검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서 공정하게 권한 행사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편파적으로 권력을 남용한다"며 "참으로 뻔뻔하고 국민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 오로지 내가 가진 권력 내 맘대로 행사하겠다, 이런 독재적 행태를 확실하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간 개발하지 않고 공공 개발해서 개발 이익 조금이라도 더 환수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그래서 개발 이익의 절반 이상을 땅값이 오르기 전 기준으로 하면 70% 넘게 돈 한 푼 안 들이고 위험 부담 하나도 안 하고 성남시민을 위해서 환수한 게 배임죄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서 검찰 권한 남용하는 일부 정치 검찰,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식적 권력 가지고 그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은 정치 보복, 사건 조작, 정적 제거 하느라고 일반 형사 사건 처리도 못 해서 미제 사건 쌓여도 아무 상관 없겠지만, 저는 국정 그리고 당무를 해야 되겠다"며 28일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 국회의원 여러분은 애정과 관심도 많겠지만 그 시간에 당무와 국정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제가 변호사 한 분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에 출석했을 때 지도부 등 소속 의원 40여 명이 동행한 것을 놓고 뒷말이 나오자 이번에는 자제를 공개적으로 당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처음 들었고 본인(이재명 대표) 생각 그러시더라도 지도부가 어떻게 할지는 긴급회의를 해봐야 한다"며 "오늘이나 내일 아침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부장검사 엄희준)·반부패수사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틀간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 들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대장동 소환 조사를 앞두고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 등 핵심 관계자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구속기소)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소유한 천화동인1호 지분 일부의 배당이익 428억원(세후)을 약정받는 등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의 민간업자들과 유착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이 사업 결정권자인 이 대표의 측근들에게 개발 특혜의 대가로 금품 등 대가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2021년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할 당시 428억원을 유 전 본부장의 몫으로 보았지만 유 전 본부장 등의 진술과 추가 증거를 바탕으로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이 지분을 공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대표에게 올라가는 문건을 사전에 검토한 실권자다. 이 대표의 배임·이해충돌방지법(구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 입증의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정 전 실장이 혐의를 모두 부인해도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만큼 이 대표 혐의를 입증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또 지난 17일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까지 체포하는 등 이 대표를 노골적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 혐의 규명을 위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 송금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 전환사채(CB)를 이용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이 대표의 변호사비 23억원가량을 대신 내준 혐의가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설 명절을 앞두고 민심을 살피고 '차례상 물가'를 살피기 위해 이날 망원시장을 방문했다. 그는 망원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직접 한우와 참조기, 피스타치오, 애호박 등도 구입했다. 또 한 상인에겐 "이번에 지역화폐 예산 많이 확보해서 경제 풀리면 손님이 좀 늘어날 것"이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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