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20년 맞은 미래에셋, 해외 운용자산만 103조…글로벌 IB 꿈 '성큼'

강은성 기자 2023. 1. 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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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운용자산 40% 해외서 운용…전체 수익 30% 해외서 벌어
박현주 회장 "내가 실패해도, 경험은 한국 자본시장에 남는다" 의지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운용자산이 103조원 규모로 전체 운용자산 248조원 중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올해 해외진출 20주년을 맞는 만큼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의 발돋움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18일 미래에셋 측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총 운용자산(AUM)은 248조원 규모다. 이 중 40%에 달하는 103조원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찾아온 지난 한 해 동안 해외 운용자산은 2021년말 규모(102조원)를 상회하며 탄탄한 역량을 보여줬다.

지난해 고강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미국발(發) 금리인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글로벌 경기가 침체됐지만 오히려 전년 성과를 웃도는 운용규모를 보인 것이다.

국내 운용사의 해외 법인은 현지에서의 낮은 인지도 등을 이유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투자 비용 대비 뚜렷한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도전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해외진출을 꺼리는 곳도 적지않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의 강한 의지로 20년전부터 꾸준히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2003년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홍콩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유수의 기업들과의 경쟁은 무리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팽배했으나, 미래에셋은 해외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품었다.

박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한국 자본시장에 경험은 남는다"며 국내 투자회사가 가보지 않은 해외 시장에 도전했다.

20년 사이 미래에셋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할 만큼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글로벌엑스)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ETF 운용사 Global X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8조원에 불과했던 Global X ETF의 운용 규모는 2022년말 기준 45조원으로 약 6배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인수한 캐나다 ETF 운용 자회사인 Horizons ETFs(호라이즌스 ETFs) 역시 현재 21조원 규모를 운용하며 활발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2016.12.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수익 측면의 성과도 빛난다.

2022년 3분기말 누적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은 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당기순이익(연결기준) 2388억원의 30%에 달하는 수치다. 수익의 약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셈이다.

타 운용사들의 수익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 국한되는 것과 비교하면 미래에셋의 해외 성과는 괄목할만한 부분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Global X는 호주 ETF 운용사 ‘ETF Securities(ETF 시큐리티스)’를 인수했다. 이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이다. 호주 7위 ETF운용사인 'ETF Securities'는 순자산 약 4조원 규모의 다양한 혁신성장 테마 ETF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외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Global X를 다른 운용사를 인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크게 성장시켰다. 현재 ETF Securities는 Global X Australia(글로벌엑스 오스트레일리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Global X 와의 시너지를 발휘하여 호주 ETF 시장 및 급성장하는 연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 현지 포시즌스 시드니 호텔과 호주법인 운영 경험을 토대로 향후 호주 시장에서의 투자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신흥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2006년 설립한 인도법인은 현재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 활약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인도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으로 전환했으나, 미래에셋은 인도의 성장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했다. 현재 인도법인은 직접 펀드를 설정, 운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수탁고는 18조원 규모로 인도 내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가깝고 인도인 비중이 높아 인도 현지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두바이에 지점을 설립, 국내 운용사 최초로 중동에 진출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눈길을 끌었다. Global X는 최근 브라질 최대 운용사 BB Asset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신규 펀드를 출시했다. 이는 브라질 현지 내에서 글로벌 운용사 간 이뤄진 ETF 투자 관련 최초의 파트너십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현지 법인이 2018년 9월 현지 진출 10년을 맞아 브라질 증권거래소(BM&F Bovespa)에 브라질 최초로 채권 기반의 ETF를 상장했으며, 지난해 Global X Brazil로 사명을 변경하고 더욱 공격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범석 홍보실장은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글로벌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2003년 홍콩에 진출한 이후 20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세계 각국의 우량자산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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