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에 바친 노래, 수백명 관객 함께 울었다
어릴 때부터 '트로트 신동'으로 불린 스물네 살 대학생 박민수는 그저 사랑하는 외조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언젠가 무심코 나훈아의 노래 '명자!'를 불렀을 때 외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던 모습에서 그의 곡절 많은 인생을 생각하게 됐고, 외할머니도 '명자!'도 박민수에게 애틋한 존재가 됐다. 앞선 본선 1차전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가 가까스로 부활한 그는 단 한 번의 무대로 생사가 갈리는 본선 2차 '1대1 라이벌전'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이 노래를 꺼내 불렀다. 지나온 시절을 회상하는 절절한 가사가 박민수의 애절한 목소리로 무대 위에 펼쳐졌다. 관객들은 속절 없이 눈물을 흘렸고 몰표를 던졌다.
현장 관객으로 참여한 국민 대표단 300명과 연예인 대표단 13명의 선택으로 점수가 갈리는 이번 경연(총점 690점)에서 박민수는 역대 최고점인 607점을 받으며 단숨에 강력한 최종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다음 미션 진출을 확정 짓자마자 박민수가 전화를 걸어 함께 기쁨을 나눈 건 이 곡을 바친 외할머니였다.
MBN '불타는 트롯맨'이 매회 새로운 우승 후보를 탄생시키는 반전을 거듭하며 화요일 밤을 사로잡고 있다. 박민수의 무대가 돋보였던 지난 17일 5회 방송은 전국 시청률 14.3%(유료 방송 가구 기준)로, 기존의 자체 최고 시청률 12.7%(3회)를 경신했다. 5회 방송은 순간 최고 시청률이 16.3%까지 치솟았고 첫 방송 이래 5주 연속 화요일 전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지켰다.
이날 방송에선 인기 참가자가 탈락 후보로 떨어지는 충격 반전 무대도 연달아 나왔다. 지난 1차 '팀 데스매치' 미션에서 '밤안개'를 뮤지컬 형식으로 편곡해 부르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던 에녹이 안타깝게도 그 대표적 사례가 됐다. 에녹은 10년 차 트로트 가수 신성과 맞붙었다. 그러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넘지 못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설운도의 '다시 한번만'을 선곡해 절정부에서 격정적으로 안경을 벗어 보이는 퍼포먼스로 여심을 저격했지만, 신성의 가창력과 관록이 돋보인 '해변의 여인' 무대에 완패했다. 트로트계 아이돌 남승민도 또 다른 인기 참가자 한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강은 서주경 원곡인 '벤치'를 농염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였다. 반면 남승민은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로 금잔디의 '서울 가 살자'를 부르고도 "음역이 맞지 않는다" "이 곡을 표현하기에 나이가 너무 어렸다"는 뼈아픈 심사평을 들어야 했다.
정통 트로트파 정다한과 실력파 성악가 손태진의 무대는 단 1표 차이로 정다한이 이기는 초박빙 대결로 이목을 끌었다. 두 사람 모두 나훈아의 곡을 선곡했다. 광주 출신인 정다한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을 위로한 곡 '엄니'를, 손태진은 자신의 강점인 강약 조절과 감성 표현이 돋보인 곡 '가라지'를 불렀다. 쟁쟁한 대결에 국민 대표단 300명 중 8명이 기권한 채 146대146으로 동점이 나왔고, 결국 연예인 대표단 7명에게 선택받은 정다한이 6명의 선택을 받은 손태진을 이기고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 밖에 매력적인 저음을 내는 최윤하가 '외로운 술잔'(원곡 배철수)을 불러 시청자 눈시울을 적셨고, 화려한 퍼포먼스와 가창력을 두루 갖춘 김중연은 화려한 물쇼와 함께 '불나비'(원곡 김상국) 무대를 선보여 기립 박수를 받았다.
한편 지난 3주간 네이버 나우 앱을 통해 진행된 '국민 응원 투표'에선 황영웅·남승민·에녹·민수현·신성·손태진·박민수·전종혁·한강·이수호 등 10명(순위순)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명은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오후 8시 나우 앱에서 라이브로 진행되는 '불타는 트롯맨 스페셜 토크쇼'에 출연해 팬들과 소통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방영되는 6회 방송에선 탈락 위기에 놓인 참가자의 부활 여부를 결정한다. 또 '디너쇼' 형식으로 설운도·박현빈·홍진영 등 연예인 대표단 가수의 특별무대와 생존 참가자 간 팀별 매치가 예고됐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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