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기계 내놓은 롯데헬스, 스타트업 '베끼기' 의혹 나와

"투자 제안미팅서 정보 갈취" vs "계열사에 의뢰한 것"

[자료=알고케어]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 회사인 알고케어의 사업 아이디어를 베껴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알고케어에 사업 협력을 제안하며 정보를 요구한 뒤 유사 상품을 내놨다는 것이다.

18일 알고케어 측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 제품인 '뉴트리션 엔진'을 선보였다. 소비자 의료 데이터에 당일 컨디션을 추가로 체크하면 영양제 보관통에서 하루 복용량을 배합해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같은 행사에서 롯데헬스케어도 비슷한 영양제 디스펜서 제품 '필키'를 신제품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필키는 롯데의 헬스케어 커머스 플랫폼 '캐즐'과 연동된 영양제 디스펜서다.

알고케어 정지원 대표는 "2021년 롯데헬스케어 제안으로 알고케어 투자 및 사업협력 제안에 대한 미팅을 가졌다"면서 "당시 롯데헬스케어는 제품을 개발할 생각이 전혀 없고 롯데헬스케어 플랫폼에 알고케어 제품을 도입하고 투자하고 싶다고 하면서 영양제 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 사업정보를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롯데헬스케어가 도용한 알고케어 아이디어와 사업전략 핵심 부분은 카트리지 형태의 뉴트리션 보틀과 이를 장착해 작동하는 뉴트리션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10월말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의 협의는 무산됐다. 같은해 롯데헬스케어에서는 알고케어의 카트리지 형태의 디스펜서 모델을 따라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디스펜서 내 일반 영양제를 수동 배분하는 히어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여러 슬롯의 카트리지를 위에서 아래로 꽂아놓는 구조, 카트리지의 결합유닛 장치의 구조와 원리, 디스펜서의 컨셉과 디자인, 알록달록한 영양제 조합 모습 등을 그대로 제품화했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영업비밀 침해 등 혐의로 고소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투자 논의가 종료된 이후 사업방향에 맞는 자체 디스펜서를 제작하기로 했고, 롯데그룹 계열사인 캐논코리아에 작업을 의뢰했다"면서 "캐논코리아는 시중 약국에서 사용하는 '전자동 정제분류 및 포장시스템 기계'를 참고해 디스펜서와 카트리지를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장봄이 기자 (bom240@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