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폭증에 … 저가항공 고공비행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1.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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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티웨이 주가 55% 급등
제주항공·진에어 20%대 상승
여행성수기 본격 개막도 호재
장거리 위주 대한항공 '제자리'
日·동남아 비중 22% 머물러

해외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그간 억눌렸던 저비용항공사(LCC)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47% 오른 1만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동안 제주항공 주가는 23.4% 상승했다. 한 달간 제주항공 외에도 진에어(23.89%), 티웨이항공(55.9%) 주가도 급등했다.

LCC는 주력 노선인 일본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던 일본은 지난해 10월 1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68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사증 면제(무비자) 입국을 재개했다. 2년7개월 만에 일본 무비자 여행이 재개되면서 국내 일본 여행객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행객 수는 81만500명(출발 40만6473명·도착 40만4027명)이다. 이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12월(75만6263명)보다 7.2% 높은 수치다. 엔저로 일본 여행 비용이 싸지고 설 연휴를 포함한 겨울 여행 성수기에 접어든 것도 일본 여행객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LCC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설 연휴를 포함한 겨울 여행 성수기를 맞아 항공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노랑풍선은 설 연휴 기간 해외 패키지 예약이 지난해보다 40배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베트남 지역이 가장 높은 예약률을 보였고 태국, 일본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투어의 설 연휴 해외 패키지 예약 건수가 1년 전보다 90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던 LCC들의 재무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작년 12월로 국한했을 때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진에어는 작년 4분기 전체적으로 영업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항공주 대표 종목인 대한항공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날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대한항공 주가는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 저가 노선 비중이 LCC에 비해 높지 않고 비중이 높은 고가의 미주·유럽 노선 여객 수는 경기 침체에 따라 증가세가 미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3분기 공개한 IR 자료에 따르면 미주·유럽 노선은 전체 매출의 64%에 달하는 반면 동남아, 일본 노선은 각각 20%, 2%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여행객 증가율도 LCC에 비해 낮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6% 급등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도 같은 기간 각각 141%, 106% 증가했다. 반면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2월 대비해서도 지난해 12월 진에어 여객 수 회복률은 84.5%였다.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회복률도 각각 71.8%, 70.4%였다. 반면 대한항공 회복률은 49.2%에 그쳤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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