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임 총장 나오나

총장보직 사퇴규정 삭제해
연임희망땐 후보등록 가능
서울대 중장기 혁신 탄력

서울대학교 총장의 연임을 막던 규정이 개정되면서 2027년부터는 연임에 도전하며 중장기 혁신을 이끌어가는 총장이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18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서울대에서 열린 '2023 제1차 이사회'에서 총장추천위원회 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직 총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총장추천위원회에서 해당 총장을 총장 예비후보자로 추가하게 된다.

현직 총장은 기존 규정에 따라 총장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고 선정된 후보자들과 경쟁하는데, 이때 총 후보자는 5명 이내가 된다. 이는 차기 유홍림 총장의 임기가 끝난 후인 2027년 차차기 총장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연임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또 총장추천위원회 규정 시행세칙 제9조 3항의 4에서 총장 후보 대상자는 7일 이내에 현 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현 규정에서 총장 보직을 삭제하고, 부총장의 직무대행과 총장의 직무 재개 시점을 명시해야 한다는 조항을 즉시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부터 서울대 총장의 연임 자체는 허용됐지만, 총장 연임제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전에는 후보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7일 이내에 보직에서 사퇴해야 하는데, 후보자 등록 시기부터 총장 임기 시작일까지 보통 5~6개월 정도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그 어떤 총장도 연임을 시도하지 않았다. 연임을 위해 총장직을 미리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도전을 한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4년 임기 중 5~6개월의 행정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도 컸다.

이에 비해 정책의 연관성 및 중장기 발전을 위한 총장 연임제의 필요성은 강조돼 왔다. 서울대는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발전 계획 보고서에서 "4년 단임제의 총장 임기는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 발휘에 제약이 있다"며 "세계 주요 대학 총장의 평균 임기인 10년 1개월에 비해 절대적으로 짧다"고 분석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4년이라는 짧은 임기로 연속적인 정책 실현이 어려웠던 구조가 개선되면서 앞으로는 중장기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4년 임기가 짧아 총장이 바뀌어도 제도를 바꾸기 어려웠지만 개정안 통과로 그런 장애물이 사라졌다"며 "앞으로 자신의 비전이 뚜렷해 대학 혁신을 하려는 총장은 연임을 시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