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울상' 모건스탠리 '선방'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2023. 1. 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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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M&A·기업공개 부진
4분기 실적 11년 만에 최악
모건스탠리, 자산운용 호조
주당순이익 시장 전망 상회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1년 만에 최악의 분기 손실을 냈다. 40년 만에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자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내놓는 가운데 손실 규모를 두고 은행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66% 줄어든 1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당순이익 3.32달러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48달러)보다 39%나 낮았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어닝 미스'(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를 기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105억9000만달러로 예상보다 소폭 낮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경기 침체 가능성 고조 등의 여파로 재작년까지만 해도 활발하던 기업들의 M&A와 IPO 열풍이 급격히 식은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컨설팅 업체 오피마스의 옥타비오 마렌지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끔찍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골드만삭스의 4분기 실적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비참했다"며 "진짜 문제는 영업비용이 11% 늘어난 반면 수익은 떨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8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약 8억달러 많다. 이 때문에 골드만삭스에서 더 많은 비용 절감과 정리 해고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마렌지 CEO는 전망했다.

이날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는 전년 동기보다 40% 급감한 22억40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1.26달러의 주당순이익은 시장 전문가들 전망치인 1.19달러를 상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매출도 127억5000만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26억4000만달러)를 약간 웃돌았다. 모건스탠리의 작년 4분기 자산운용 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6% 늘어난 66억3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둬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다만 투자은행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9% 급감했고, 향후 침체 가능성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으로 8700만달러를 추가 적립했다고 모건스탠리는 밝혔다.

FT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의 노력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엇갈린 성적표에 이날 골드만삭스 주가는 6.44% 하락한 반면 모건스탠리 주가는 5.91% 올랐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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