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세계 경제 올해 바닥치고, 내년에는 반등한다”

손진석 기자 2023. 1. 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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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AFP 연합뉴스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지만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빠른 속도로 올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3%라는 저조한 성장에 그친 중국이 올해는 코로나 봉쇄령을 없앤 효과로 5%대 성장률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고물가가 해소되고 있고,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고 있어 예상보다는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긍정론이 힘을 얻고 있다.

◇IMF 총재 “세계 경제 올해 바닥 치고 저점 통과할 것”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현지 시각) 경제 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작년과 비교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2%에서 2.7%로) 0.5%포인트 낮아지긴 하겠지만 올해는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고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기대했던 반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어 “지금은 글로벌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시기가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만 하더라도 “올해 미국, 중국, 유럽 등 ‘빅3 경제권’의 경기 둔화로 세계 경제 3분의 1이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했지만 16일 만에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올 들어 발표된 미국·중국의 연말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데다 중국이 코로나 방역을 완화한 후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주가가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는 점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부총재도 이날 “올해 힘든 한 해가 되겠지만 세계 경제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IMF는 연초 경기 흐름을 보고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대니얼 핀토 JP모건 투자은행 부문 대표는 “(지난해) 전쟁, 팬데믹,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모두 겪은 것을 고려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세계는 훨씬 잘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IMF총재·각국 외교장관… 다보스서 토론 - 17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에서 주요 인사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뵈르게 브렌데 WEF 회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외교장관,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교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크리스 쿤스 미국 민주당 상원 의원. /UPI 연합뉴스

◇류허 中 부총리 “팬데믹 이전인 6% 성장할 것”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 봉쇄령으로 경제활동이 마비되면서 성장률이 목표치(5.5%)보다 훨씬 낮은 3%에 그쳤지만, 올해는 대폭 반등이 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봉쇄령 해제로 ‘리오프닝(reopening·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소비 증진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앨런 조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는 다보스포럼에서 “우리는 중국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미뤘던 소비를 분출하는 것)’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7%로 상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5.8%로 내다본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작년과 비교해 2배 가까운 성장 속도로 순항하게 된다. 국제기관 중 가장 낮게 보는 세계은행도 4.3%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올해 성장률은 팬데믹 이전인 6% 근방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수요 증가 기대로 원유·구리 값 급등

중국 경제가 반등하면 온기가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지난 16일 중국의 리오프닝을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2.2%로 끌어올렸다.

원자재 시장에서도 중국발 수요 증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4% 오른 배럴당 80.1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처음으로 WTI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겼다. 중국 춘제를 앞두고 이동 인구가 급증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라는 뜻에서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 가격도 지난 16일 t당 9145달러로 7개월 사이 최고치로 치솟았다.

낙관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난해 급격하게 진행된 주요국 금리 인상의 후폭풍 탓에 세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원자재 공급난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내년까지 2년가량에 걸쳐 10%쯤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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