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설 명절 온다…男 “의례가 복잡” 女 “효도는 셀프”

결혼하는 남녀. 게티이미지뱅크

설 연휴를 3일 앞두고 명절을 바라보는 부부의 시각차가 극명함을 드러내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부 간 갈등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때가 다름 아닌 ‘명절’이었다. 남성은 ‘양가에 체류 시간’, 여성은 ‘차례상 준비 역할 분담’을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꼽았다.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36명(남녀 각각 268명)을 대상으로 실시 후 18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전 배우자와의 결혼생활 중 부부 사이에 갈등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할 때가 언제인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6%(남성 35.8%·여성 36.2%)가 ‘명절’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남성의 경우 ‘명절’에 이어 ‘처부모의 생일 등 처가의 각종 기념일’(25%), ‘부부의 생일’(20.5%), ‘부부의 결혼기념일’(12.0%) 순으로 답했다. 여성은 ‘시가의 제사’(26.1%), ‘시부모의 생일 등 시가의 각종 기념일’(19.0%), ‘부부의 생일’(10.5%) 순으로 많았다.

‘명절 최대 갈등 요인’에 대한 질문엔, 남성은 ‘양가 체류 시간’(32.1%)을 꼽은 이가 가장 많았다. 이어 ‘처가 가족 구성원과의 불편한 관계’(27.2%), ‘처가 방문 여부’(21.3%), ‘처부모용 선물 준비’(11.2%) 등으로 답했다. 여성은 ‘차례상 준비 역할 분담’이 34.3%로 가장 많았다. 남성 응답자가 가장 많이 선택했던 ‘양가 체류 시간’이 25%로 뒤를 이었다. ‘시가 가족 구성원과의 불편한 관계’(18.3%), ‘시가 방문 여부’(14.6%) 등도 있었다.

한차례 이혼을 경험한 돌싱 남녀는 우리나라의 명절 관습 중 어떤 사항이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할까? 남성은 ‘복잡한 의례’(35.1%), 여성은 ‘대리 효도’(38.1%)를 1위로 선택했다. 대리 효도는 남성들이 명절 차례나 조상 제사 등에 대한 준비를 아내에게만 전담시키려고 하는 습성을 뜻한다.

남성들은 ‘과도한 음식 장만’(26.1%), 여성은 ‘시부모의 갑질’(22.0%)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었다. 3위는 남녀 모두 ‘여성 중심 명절 준비’(남성 18.2%·여성 18.3%)로 꼽았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명절이 되면 친가·배우자 가족을 방문해야 하고 음식 준비 등으로 부부 모두 정신적·신체적으로 고통을 받기 쉽다"며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상대를 이해하고 양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명절을 평화롭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