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 상태에 빠진 ‘서울시-전장연’ 만남…지하철 탑승 시위 재개되나

18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면담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대화를 위한 만남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전장연은 18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단독 만남을 재차 요구하며 전날 서울시가 “마지막”이라며 제안한 장애인 단체 합동 면담을 사실상 거부했다. 서울시는 오는 19일 오후 4시 장애인 단체 합동 면담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전장연 측은 “서울시가 통보한 비공개 합동 면담이 문제 해결을 위한 자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단독 면담을 요청한다”며 “합동 면담의 근거로 든 ‘탈시설 찬반 여론’에 대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탈시설 권고 의견을 청취하라”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단독 면담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체 장애인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라도 합동 면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측은 “단독으로 면담할 경우 집회나 시위를 하는 단체와만 집중적으로 대화한다는 부정적 인식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19일 면담에 전장연이 불참할 경우 추후 다시 공동 면담 일정을 잡겠다고도 전장연 측에 전했다.

양측은 이달 초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만나는 일정과 방식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장애인 권리 예산 등을 요구하며 출퇴근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이어왔던 전장연은 오 시장과 대화를 전제로 오는 19일까지 시위를 중단했다. 면담 불발되면 오는 20일부터 시위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시위에 따른 지하철 지연이 재발하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리프트 추락 참사가 오는 20일 22주기를 맞는다”며 “서울시장과의 면담 결과에 따라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지난 2~3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등지 시위 과정에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저지·탄압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 대상은 서울시장, 서울경찰청장, 서울교통공사 사장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