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도부 만류에도 '28일 檢출석' 강수…분리대응 비판 고려도
"시민 위해 환수한게 배임죄냐" 결백 자신…"변호사 한명 대동"
(서울=뉴스1) 한재준 강수련 이서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검찰의 2차 소환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 다수가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이 대표는 그간 기득권의 특혜를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을 해온 만큼 일반 국민과 똑같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지도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소환 통보에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 권한을 남용하는 일부 정치 검찰,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면서도 "(검찰이) 형식적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일정과 관련해 "검찰은 정치 보복, 사건 조작, 정적 제거하느라 일반 형사 사건도 처리 못 해 미제 사건이 쌓여도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저는 당무를 해야 하겠다"며 "수많은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해야겠으니 28일, 토요일에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27일과 30일 이틀간 소환조사를 통보한 바 있다.
이 대표의 '28일 출석 통보'는 검찰 소환에 응하되 당무에는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현재진행형인 검찰 수사에 당이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평일에 여러 가지 일로 바쁜데 이런 식으로 끌려다닐 수는 없어 주말을 이용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 지도부의 의견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 당 지도부 대다수는 검찰의 2차 소환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이 기소를 전제로 소환조사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출석하더라도 향후 다른 사건으로 또다시 소환을 통보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당내 의견에 대해 "죄가 있는지, 없는지 살피지도 않고 무조건 기소하고 있기 때문에 무도한 수사에 대해서는 응해줄 필요가 없다. 적극 저항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검찰 출석을 결정한 건 전날(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이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단 1원이라도 제가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면 후보직과 공직을 사퇴하고 그만두겠다"고 발언하며 결백을 자신해왔다.
이 대표는 이날도 대장동과 관련해 "민간 개발하지 않고 공공 개발해서 개발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환수하려고 노력했다"며 "개발 이익의 절반 이상을, 땅값이 오르기 전 기준으로 하면 70%를 돈 한 푼 안 들이고, 위험 부담 하나도 안 갖고 성남 시민을 위해 환수한 게 배임죄냐"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검찰 출석 거부가 자칫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기득권의 특혜를 내려놓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검찰이 예우 차원에서 제공하는 '티타임'을 거절하기도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항상 강조한 게 기득권, 특권층의 특혜 내려놓기"라며 "검찰 수사가 부당하지만 기득권이 특혜를 받는 모습을 내려놓고, 일반 국민과 평범하게, 당당하게 출석해서 대응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검찰의 추가 소환 통보에도 응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번 검찰 출석에는 "변호사 한 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모이지 말라는 의사 표현을 했다고 보고 동행 여부는 각자 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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