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나무늘보와 절대 악수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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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게으른 동물의 대명사 나무늘보는 일생의 90% 이상을 나무에 매달려 보낸다.
에드윈 디킨슨 미국 뉴욕공대 해부학과 연구원이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나무늘보가 항상 나무에 붙어 있을 수 있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손아귀 힘에 주목했다.
'느리고 게으르다'고 알려진 나무늘보가 손아귀 힘을 최대로 쓰기보다는 편안하게 있는 상태를 선택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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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의 손아귀 힘 측정
인간 포함한 영장류보다 2배 강해
인간과 달리 왼손잡이가 더 많아
느리고 게으른 동물의 대명사 나무늘보는 일생의 90% 이상을 나무에 매달려 보낸다. 얼마나 손힘이 세야 평생을 나무에 매달려 살 수 있을까.
미국 뉴욕공대와 영스타운주립대 연구진은 코스타리카의 카후이타 나무늘보 보호구역에 사는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brown-throated three-toed sloth)의 손아귀 힘을 측정한 분석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동물학 저널’에 소개했다.
나무늘보는 나무 위에서 먹고 자며 매사 느리게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뭇잎을 먹을 때도 소화할 때도 느리다. 잠을 잘 때나 심지어는 죽어서도 나무에 매달려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에드윈 디킨슨 미국 뉴욕공대 해부학과 연구원이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나무늘보가 항상 나무에 붙어 있을 수 있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손아귀 힘에 주목했다. 코스타리카의 나무늘보 보호구역에 사는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 5마리를 실험 대상으로 선정해 손힘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먼저 단면이 반원인 나무 기둥 2개를 준비하고 기둥의 간격을 바꿔가며 손힘을 측정했다. 물체의 두께에 따라 나무늘보의 손아귀 힘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측정한 것이다.
측정 결과 평균 몸무게가 3.8kg에 불과한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의 손아귀 힘은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보다 2배 이상 센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늘보는 한 손으로도 자기 체중 이상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멜로디 영 뉴욕공대 연구원은 이달 10일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무늘보를 나무에서 떼려면 다리 하나에 연구원 한 명 씩 매달려야 할 정도로 손힘이 세다”고 말했다.
나무늘보와 영장류 사이에 눈에 띄는 차이점도 확인됐다. 나무늘보가 나무에 매달릴 때 팔다리 네 개에 각각 실리는 무게는 거의 비슷했다. 영장류가 앞다리보다 뒷다리에 무게를 더 싣는 것과 다른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 관찰한 5마리의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는 모두 왼손잡이였다. 왼손은 오른손보다 16% 이상 손아귀힘이 강했다. 영장류 대부분은 오른쪽 손의 힘이 더 센 것과 반대의 측정 결과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와 관련해 측정 방식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느리고 게으르다’고 알려진 나무늘보가 손아귀 힘을 최대로 쓰기보다는 편안하게 있는 상태를 선택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포식자와의 다툼으로 어딘가 아픈 상태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나무늘보는 나무에 매달릴 때 팔다리 네 개를 고루 쓰기 때문에 왼쪽 손의 힘이 더 셀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런 왼쪽 편향성에 대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자료
Journal of Zoology, DOI: 10.1111/jzo.1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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