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일간 바짝 마른 남부지방...가뭄 관측 이래 최장 기록

김현종 2023. 1. 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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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부터 이어진 최악의 가뭄에 남부지방이 227일간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측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기상가뭄'이다.

지난해 전국 기상가뭄 발생 일수는 157일이었다.

특히 남부지방은 기상가뭄이 227.3일로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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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기상가뭄'도 157일, 역대 두 번째
지난해 12월 폭설이 내린 후에도 전북 정읍의 한 저수지가 메말라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봄부터 이어진 최악의 가뭄에 남부지방이 227일간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측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기상가뭄'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가뭄 상황을 지역별·일별로 정리한 '2022년 연 기상가뭄 발생 특성' 자료를 18일 발표했다. 기상가뭄은 지역별로 최근 6개월 강수량 평균값이 관측 시작 연도(1974년) 이후 같은 기간 평균값보다 낮은 경우를 뜻한다.

지난해 전국 기상가뭄 발생 일수는 157일이었다. 1974년 이후 두 번째로 길다. 가장 길었던 해는 2015년으로 168.2일간 지속됐다.

특히 남부지방은 기상가뭄이 227.3일로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이다. 역대 두 번째인 2017년(162.3일)보다 65일이나 더 지속됐다. 지난해에 이어 현재도 가뭄은 계속돼 전남 완도군 등 일부 도서지역은 2일만 물을 공급하고 5일은 끊는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은 지난겨울 전국적으로 심각했던 가뭄이 여름철에 해소되지 못한 결과다. 지난해 전국의 겨울·봄철 강수량은 평년의 14.7%, 62.1% 수준으로 적었다. 이로 인해 2~4월 전남과 경남, 충북, 강원에 기상가뭄이 발생했고 5월 초에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겨울에 가뭄이 극심한 것은 2020년부터 3년째 지속되고 있는 라니냐(La Nina) 영향으로 해석된다. 라니냐는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인데, 이 경우 한국은 겨울철에 가무는 경향이 있다. 라니냐 자체는 정상적인 기후시스템에 따른 자연현상이지만 올해는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3년째 라니냐가 지속되고 있다. 라니냐가 2년 연속 발생한 것도 1990년 이후 세 차례뿐이다.

지난해 중부지방 가뭄은 여름철 한반도에 비구름대가 유입되며 해소됐다. 그러나 남부지방에는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비구름이 내려오지 못했다. 광주·전남 지역 연강수량은 854.5㎜로 평년보다 39.1%나 적었다.

정지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가뭄은 굉장히 긴 기간 지속되는 이례적 현상"이라며 "기후시스템의 변화로 한 번 가물 때 더 많이 가물고 습할 때는 더 많이 습한 '기후 진폭'이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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