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당대 1인자의 힘
프로바둑 역사에서 연속으로 가장 길게 우승한 기록은 얼마나 될까. 조훈현은 1993년 패왕전에서 우승했다. 16년 연속 우승이었다. 더는 우승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훈현 시대가 마침표를 찍었다는 역설이 된다. 이창호는 2007년 왕위전에서 12연속 우승했다. 쨍쨍하던 이창호 시대도 후반전을 맞이했을 때였지만 그는 여전히 더 우승할 힘이 있었다. 이듬해 왕위전이 문을 닫았고 연속 우승을 이을 기회가 사라졌다. 2001년 중국 명인전에서 마샤오춘이 13연속 우승했다. 이듬해 2위에 머문 뒤로 자기가 한 말을 지키며 두 번 다시 명인전엔 나오지 않았다. 1990년대 중국 1인자는 더 강한 후배들과 다투는 것을 피하며 빠르게 역사 뒤편으로 물러났다. 일본 기록은 아직 잉크가 마르지 않았다. 이야마 유타는 2022년 본인방을 지켜 11연속 우승했다. 1990년대를 수놓았던 조치훈의 10연속 우승을 넘어섰다. 올해는 이창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흑이 백돌을 가두었다. 그렇지만 물음표를 남겼다. <그림> 흑1, 3으로 몰아 집 모양을 없애며 죽기 살기로 잡자고 덤볐으면 백 대마가 살 수 있었을까. 이때 인공지능 카타고는 흑에 높은 확률을 주면서도 백을 잡는 길은 길고 어렵다고 한다. (4…●) 잡지 않으면 진다는 판세라면 모를까. 잡지 않아도 앞서는 길을 본 변상일은 선을 넘지 않았다. 흑81에 가만히 이었다. 백은 86에 두는 순간 살았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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