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손잡이 일체형 페트병' 돌풍 예감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1. 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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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렬 대표가 손잡이 일체형 페트병을 설명하고 있다. 동그라미 부분은 확대한 페트병의 모습. 【사진 제공=동아정밀공업】

"손잡이와 용기를 같은 재질로 만든 일체형 페트(PET)병은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일 뿐 아니라 재활용이 용이해 친환경적입니다."

김홍렬 동아정밀공업 대표는 18일 매일경제와 만나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플라스틱·고무 전시회에 우리가 개발한 '손잡이 일체형 페트병'을 전시했더니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기술 제휴와 독점 판매권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아정밀공업은 페트 용기를 만드는 원재료인 프리폼(공기를 넣어 페트병이 되기 전 단계의 재료) 금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산화한 페트 금형 분야 국내 1위 기업이다. 김 대표는 1982년 회사를 설립하고 '블로 금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블로 금형은 페트병으로 바뀌기 전 금형 재료인 프리폼에 열을 가한 뒤 공기를 집어넣어 원하는 모양의 페트병을 만들어내는 금형 방식이다. 김 대표는 "페트병 생산설비의 핵심은 프리폼 머신(성형물을 만드는 기계)과 블로 머신(프리폼에 공기를 불어넣어 원하는 디자인의 페트병을 만드는 기계)"이라며 "두 기계 모두 일본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 전량 들여오던 것을 처음으로 국산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김 대표가 10여 년을 매달려 개발한 '일체형 페트 용기'는 손잡이와 용기를 같은 재질로 한 번의 공정에서 만드는 게 특징이다. 기존 국내 페트 용기는 손잡이 부분을 비워둔 채 제작하고 이후 페트가 아닌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손잡이를 만들어 부착했다. 김 대표는 "기존 페트 용기는 손잡이의 재질과 몸통의 재질이 달라 분리 작업을 해야 하지만 일체형은 그럴 필요가 없어 생산비용과 재생비용을 각각 10% 이상 줄일 수 있다"며 "또 손잡이와 용기를 같은 페트 소재로 생산하면 2차 가열이 불필요해 에너지 소비가 적고 공정이 단순해 불량률은 더 낮다"고 설명했다.

동아정밀공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페트 용기 관련 금형 제작뿐 아니라 성형까지 종합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페트 용기를 한 차례 공정만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든 '단공정 페트 캔 블로 머신'을 2006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의 금형 강국이 되려면 금형 제품뿐만 아니라 수요자가 원하는 금형 기계까지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전 세계 49개국에서 160개 고객사가 이 회사의 페트 금형을 수입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자동으로 금형 탈부착이 가능하면서 비전검사장비에 인공지능이 탑재돼 사람이 없이도 제품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금형 산업이 국내에만 머물러 있기보다 기간산업으로 발전해 수출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용유, 간장, 식초 등을 담는 국내 페트병 시장 규모는 20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화장품과 바이오 의약품 등 전 세계 포장산업으로 넓히면 시장 규모는 수십 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젠 10억~20억원에 상당하는 전체적인 금형 제작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내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벌써부터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해외 유명 기업들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형 식품업체들이 이 회사의 금형 장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대표는 최근 기계설비 제작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장용지를 물색하고 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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