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루투스보다 1000배나 빨라 … 삼성전자 '꿈의 칩' 만들었다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1. 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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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광대역 칩 자체 개발해
美 CES서 비공개 설명회
애플 'U1칩'과 정면 대결
공간인식·방향성 뛰어나
올해 주요제품에 탑재될듯

삼성전자가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초광대역(UWB·Ultra-Wideband)' 칩을 자체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23'에서 VIP를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번 UWB 칩 개발은 삼성전자 LSI사업부에서 맡았다. 내부 프로젝트 이름은 'U100'인 것으로 알려졌다.

UWB의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객들에게 신작 칩 소식을 공유한 만큼 임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출시되는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 등 다양한 글로벌 제조사 제품에 신형 칩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UWB 기술은 블루투스와 위성항법시스템(GPS)을 대체할 신기술로 고주파수에서 전파를 통해 작동하는 단거리 무선통신 프로토콜이다. 정밀한 공간 인식이 가능하고 방향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넓은 주파수 대역 덕분에 서비스 대역이 넓고 타 무선 전송 기술보다 빠른 속도와 낮은 전력 소모 등을 자랑한다.

기존 GPS는 실내에서 먹통이 돼 위치 측정을 진행하기 어렵지만, UWB는 오차범위가 밀리미터(㎜)에 가까워 정밀하게 위치·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UWB 칩 주요 제조사인 NXP의 라스 리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루투스 기반의 위치 감지는 적어도 2초가 걸리지만 UWB는 1000배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이 미국 CES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제시한 적용 가능 사례들은 이 같은 위치 기반 서비스에 중점이 맞춰졌다. 예컨대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TV를 비춘 뒤 터치하면 전원이 켜지는 등 다양한 스마트 솔루션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자동차 키 찾기 버튼을 누르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방을 비추면 화면 속 화살표가 서랍 속 키의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해서 안내하기도 한다.

UWB는 무려 70년 전부터 제안돼온 역사가 오래된 꿈의 기술이다. 최초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제안됐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쉽게 현실화되지 못해왔다. 일부 군사용 레이더로만 사용되다가 수년 전부터 조금씩 상용화 시도가 이뤄졌다. 이후 2019년에 애플이 자체 개발한 'U1칩'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변화에 급물살을 탔다. 애플은 아이폰11부터 스마트폰에 UWB를 탑재한 뒤 사물 위치 파악 기기인 '에어태그'를 내놓는 등 관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와 미국 구글도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삼성전자도 2020년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2 등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모델에 UWB 칩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해당 칩은 NXP로부터 공급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자체 칩 개발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MX)와 반도체사업부(DS) 간 시너지가 나올 수 있게 됐다. MX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갤럭시 원가 절감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DS는 시스템반도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어 윈윈이다.

삼성과 애플이 본격적으로 UWB 기술 맞대결에 들어가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드루 지그나니 ABI리서치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UWB 지원 장치가 2020년 1억5000만대에서 2025년에는 10억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UWB 등 미래 기술에 대해서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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