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식 장기보유에 세금 혜택”…금융위, 증시 부양 추진
선진국처럼 ‘1년 이상 주식 보유’ 세 감면 검토
증시 반등 고려한 정책 타이밍, 여당서도 공감
기재부 협의 관건…학계 “韓 자본시장 키워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주식을 장기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연내에 긴축 공포가 끝나고 증시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을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정부 판단에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위 “선진국처럼 장기투자 세제 혜택 필요”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새해 주요 과제로 ‘주식 장기투자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식 장기투자 활성화 방안은 주식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며 “세제 혜택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부처 간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본시장 육성 등을 포함한 올해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선진국 사례 등을 참조해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처럼 1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장기 투자자에게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하는 방안, 프랑스처럼 장기 보유 주식에 매년 일정한 비율로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보고 있다. 미국·벨기에·룩셈부르크처럼 개인 소득이나 보유 기간 등을 고려해 아예 세금을 매기지 않는 비과세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문재인정부에서도 주식 장기투자 활성화 방안이 검토됐지만 시행되지 못했다. 부처 간 이견이 있어서다. 하지만 금융위는 올해는 주식 장기투자 활성화 방안이 추진될 적기로 보고 있다. 윤석열정부 2년차로 본격적인 공약 이행 드라이브를 걸 시기여서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장기보유 주식에 우대세율 적용’ 공약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새정부 국정과제에 ‘주식 시장 과세 합리화’ 목표를 넣는 등 관련 방안을 모색해왔다.
금융위 다른 관계자는 “이런 시기에 부동산에 몰려 있는 자금을 증시로 확실하게 유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유석 신임 금융투자협회장도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들이 가치투자를 하고 기업과 같이 성장하는 문화가 절실하다”며 주식·채권의 장기투자 세제 지원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기재부 난색에도 금융위 “협의 추진”
국회도 금융위, 금융투자협회의 ‘주식 장기투자 활성화’ 입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에서도 동학개미 표심 등을 고려해 증시 부양책에 관심도 많은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주식 장기투자 관련해 양도세를 낮추거나 세액공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충분히 할 만한 조치”라며 “단타 위주의 투자 관행을 장기 투자로 바꾸고 증시를 부양하려면 전반적인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금융위가 재정당국과 얼마나 순조롭게 협의를 완료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주식 장기투자 활성화 방안’이 시행될 경우 감세로 인한 재정 부담, 자산가들에게 세제 혜택이 집중되는 점, 주식 보유 수준·여부에 따른 형평성 시비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해왔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올해 다시 주식 장기투자 활성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을 역임한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식 장기투자 세제 혜택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도입돼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고, 부동산 장기보유 특별공제처럼 장기투자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안정적인 자본시장 환경에 도움이 될뿐 아니라 기업 살리기 효과도 있어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하철서 태연하게 담배 피운 승객…"신고할까" 지적에 한 말
- 두살배기 어깨에 보랏빛 멍… 어린이집에 CCTV 요구하자
- [단독]“주식 장기보유에 세금 혜택”…금융위, 증시 부양 추진
-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뚫린 민주노총 심장부(종합)
- 40km 만취운전한 30대…스마트폰 '셀프 신고'로 발각
- "비구니와 속복 입고..", 추가 성추문에 쫓겨난 해인사 주지
- 김건희 '군복 센터' 논란에 김정숙 소환…"폼 내려고 입는 거 아냐"
- “경찰서가 여기 왜?” 민원인들, 테크노마트서 ‘갈팡질팡’
- "아저씨가 맞으면서 비는 소리가"..10대 집단폭행 수사 착수
- 르세라핌 김채원, 황당 열애설… "사실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