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이려 한거 압니다" "지금도 그래요"

폼페이오 전 국무 회고록
김정은과 나눈 농담 소개

2018년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암살'을 주제로 농담을 나눴던 사실을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폼페이오 전 장관의 회고록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 발췌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2018년 3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비밀리에 방북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과 처음 대면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는 온갖 매력을 동원해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지만, 학살범에 어울리는 수준이었다"며 "(김 위원장은) '국장(Mr. Director)'이라고 입을 열면서 '난 당신이 나타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당신이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암살에 대한 농담은 '그가 나를 맞이할 때 말할 수도 있는 목록'에는 없었다"면서 "하지만 나는 CIA 국장이었고, 그래서 그의 기지 넘치는 발언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나는 유머로 응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위원장님, 나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면서 "그 대화 직후 찍은 사진에서 김정은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는 내가 농담을 했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고 적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특사 방북 이후 약 40일 만에 국무장관 자격으로 재방북하는 등 수차례 평양을 찾아 미·북정상회담을 조율한 바 있다. 회고록은 오는 24일 발간된다. 2024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폼페이오 전 장관은 출마 여부를 올해 봄에 공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한울 기자]